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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나이 들면 정신 퇴락” 손학규 “정치도 예의가 있다”

하태경 “나이 들면 정신 퇴락” 손학규 “정치도 예의가 있다”

정현용 기자
입력 2019-05-22 16:11
업데이트 2019-05-2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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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하태경 최고위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임시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하태경 최고위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임시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극심한 내홍에 휩싸인 바른미래당이 22일 임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고성과 원색적인 비난이 난무하며 큰 파열음을 냈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지명직 최고위원과 주요 당직에 대한 임명철회를 요구했지만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상정을 거부했다.

손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해당 안건들은 최고위 논의 사항이 아니라며 안건상정 자체를 차단했다. 당헌·당규상 안건상정 권한이 당 대표에게 있다는 판단에서다.

손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철회, 정책위의장·사무총장 임명철회, 당헌 유권해석 등 3개 안건은 하태경 최고위원이 이와 관련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논의의 실익이 없는 안건”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하태경, 이준석,권은희 등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이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안건상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당무 거부나 마찬가지”라며 “계속 당무 거부를 지속할 경우 또 다른 대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심지어 그는 손 대표 면전에서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가 가장 어렵다.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임재훈 최고위원(왼쪽), 하태경 최고위원(오른쪽)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19.5.22 연합뉴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임재훈 최고위원(왼쪽), 하태경 최고위원(오른쪽)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19.5.22 연합뉴스
이 최고위원은 손 대표에게 “최고위 안건상정을 거부할 수 있는 규정이 하나라도 있다면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권 최고위원도 “내 맘대로 해석하고 내 맘대로 결정해서 당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따졌다.

이에 임재훈 사무총장은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을 향해 “당규를 보면 의안 상정은 사무총장이 일괄 정리해 당 대표가 상정한다고 돼 있다”며 “당헌·당규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그만하라”고 반격했다.

그는 이어 “손 대표의 정책과 비전 등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은 좋다”면서도 “그러나 손 대표의 연세를 운운한 하 최고위원의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임 사무총장의 발언이 이어지자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최고위원도 아닌 사람이 마이크를 그렇게 오래 잡느냐”며 발언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회의에서 당내 사안에 대한 발언을 아꼈던 오신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헌, 당규에 대한 해석 권한은 최고위에 있는데 그것을 손 대표가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상정되지 않은 5개 안건에 의원정수 확대 불가 등 3개 안건을 추가해 23일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 요구를 다시 하겠다”며 “오늘과 같은 꼼수로 또 안건상정을 안 하면 자구책 발동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출신인 권은희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손 대표가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측근 인사로 주위를 채우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바른정당계에 힘을 보탰다.

손 대표는 비공개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치가 각박해졌다. 정치에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며 하 최고위원의 공개발언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당 대표로서 정치적 공격을 받고 있지만 최소한의 정치 금도가 살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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