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촛불집회’ 고대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등장

입력 : ㅣ 수정 : 2019-08-2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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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같은 자리에 게시
2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문 앞에서 정시확대추진 학부모모임,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 회원들이 정부에 수시폐지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대학 입학 논란 감사를 촉구하고 있다. 2019.8.23 연합뉴스

▲ 2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문 앞에서 정시확대추진 학부모모임,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 회원들이 정부에 수시폐지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대학 입학 논란 감사를 촉구하고 있다. 2019.8.23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고교 재학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6년 전 고려대 후문 게시판에 붙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같은 자리에 다시 등장해 눈길을 끈다.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고려대 후문 앞 게시판에는 ‘그래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2장짜리 대자보가 ‘14(학번) 컴퓨터(학과) 명훈’ 명의로 붙었다.

대자보 게시자는 “불과 두 주 전, 대한민국 법무부의 새로운 수장이 내정되었다”며 “물론 다른 누구보다도 정의롭고, 권력에 굴복하지 않으며 조국의 안녕을 위해 거침없이 대검을 뽑을 수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새벽 공기를 마시며 논문을 써내려가는 대학원생들이여, 도대체 당신은 고작 2주짜리 랩 인턴은 왜 안 했느냐”며 조 후보자 딸의 논문 관련 의혹을 꼬집었다.
23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후문 앞 게시판에 ‘그래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2019.8.23 연합뉴스

▲ 23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후문 앞 게시판에 ‘그래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2019.8.23 연합뉴스

이어 “준법정신은 크게 어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며 “법을 제대로 닦아놓지 않은 입법기관 탓을 하노라면 차마 그 끝을 볼 자신이 없어 그만두겠다”고 적었다.

게시자는 “우리는 부패한 권력을 끌어내린 역사의 현장에 당당히 자리했고, 촛불로 쌓아올린 이 세상이 적어도 한 걸음쯤은 나아갔다고 믿었다”며 “이제 그럴 수는 없을 것 같다. 앞서 말한 권력이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독자들을 향해 “그저 묻고 싶다.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안녕들 하시지 못한지요”라며 “그래서,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끝맺었다.

‘안녕들 하십니까’는 약 6년 전인 2013년 12월 고려대생 주현우씨가 고려대 후문 게시판에 붙인 대자보다. 주씨는 당시 대자보를 통해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던 노동자들이 대거 직위해제된 사태를 거론하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해 온·오프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고대 후문 게시판에는 조 후보자 딸 관련 의혹을 비꼬는 다른 대자보도 붙었다. 작성자는 가수 싸이의 노래 ‘아버지’ 가사 일부를 인용하며 “아버지 이제야 깨달아요, 어찌 그렇게 사셨나요”라는 문구를 강조해 놓고 끝부분에 ‘자랑스러운 고대 딸이’라고 덧붙였다.

대자보 하단에는 “법무부장관 후보자 자녀의 고려대 입학과정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는 문구가 적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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