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참석 14살 여학생 홍콩 시위대에 性 제공”

입력 : ㅣ 수정 : 2019-09-2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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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 자문위원 발언 논란
中 굴복시킨 200만의 외침 지난 6월 9일 100만명의 홍콩시민이 모여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철회를 요구한 이후 4일 홍콩 정부가 송환법 철회를 발표하기까지 3개월째 시위가 계속돼 왔다. 사진은 당시 첫 시위의 두 배가 넘는 200만여명이 참여한 지난 6월 16일 홍콩 시위 현장의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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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굴복시킨 200만의 외침
지난 6월 9일 100만명의 홍콩시민이 모여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철회를 요구한 이후 4일 홍콩 정부가 송환법 철회를 발표하기까지 3개월째 시위가 계속돼 왔다. 사진은 당시 첫 시위의 두 배가 넘는 200만여명이 참여한 지난 6월 16일 홍콩 시위 현장의 모습. AP 연합뉴스

홍콩의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4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한 친중파 고위 인사가 “일부 미성년 여성이 시위대에 성을 제공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시위대에 ‘폭도’라는 프레임을 씌워 시민들과의 정서적 유대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홍콩 최대 재벌이자 ‘재신’(財神)으로 불리는 리카싱 전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은 “(중국과 홍콩의) 지도자들이 젊은이들에게 출구를 열어 줘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시위대 측 “증거 없는 가짜뉴스” 반발

10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을 지내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자문역인 패니 로 선임고문은 전날 RTHK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한 청취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14살 여학생이 시위에 나서는 이들에게 위안부처럼 성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학생은 결국 임신까지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로 고문은 “우리도 이것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그의 발언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단체 ‘민간인권진선’은 즉각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 관리가 증거도 없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야당 정치인 애버리 응만 의원도 “최루탄이 난무하는 시위 현장에서 어떻게 성관계를 가질 수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로 고문은 발언의 진위를 묻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정보를 제공한 사람은 내 친구의 지인”이라면서 “(정보 제공자의) 딸이 실제로 시위대와 성관계를 가졌다. 여성들이 시위에서 만난 남성들과 술과 대마초를 하며 함께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리카싱 “홍콩 젊은이에게 출구 열어줘야”

이런 가운데 SCMP는 시위가 장기화하자 리 회장이 지난 주말 한 사찰 법회에서 작심한 듯 “정부가 시위대를 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리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홍콩 시위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홍콩 역사상 최대의 위기”라며 “젊은이들은 대국적 관점에서 생각하기를 바란다. 정부 역시 미래의 주인공에게 출구를 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9-09-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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