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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씨 숨진 해운대서 4명 사상 대낮 만취운전자 구속

윤창호씨 숨진 해운대서 4명 사상 대낮 만취운전자 구속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11-17 21:52
업데이트 2019-11-1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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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보행자 1명 차량 깔려 사망… 시민들 피해자 애도 이어져

하태경 “음주운전은 살인 다시 한번 확인”
1년 전 윤창호씨 숨진 해운대서 또 참사
경찰 50일간 음주운전자 1만여명 검거
처벌기준·형량강화 ‘윤창호법’ 도입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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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대낮 만취 운전…보행자 덮쳐 4명 사상
부산서 대낮 만취 운전…보행자 덮쳐 4명 사상 대낮에 만취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보행자를 덮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1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좌동 대동사거리에서 A(60) 씨가 몰던 코란도 승용차가 길옆에 서 있던 B(60) 씨 등 보행자 4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B 씨가 숨지고, 40대와 초등학교 1학년인 모자가 다쳤다. 함께 사고를 당한 10대 청소년도 발목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2019.11.16
부산경찰청 제공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에서 만취 운전자의 차량에 치어 숨진 윤창호(당시 22세)씨 사건으로 인해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이 도입됐는데도 또다시 해운대에서 대낮에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보행자를 치어 4명의 사상자를 낸 60대 운전자가 구속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사상 혐의로 A(60)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16일 오전 11시 20분쯤 혈중알코올농도 0.195% 만취 상태에서 코란도 승용차를 운전하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 대동사거리에서 보행자 4명을 덮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60대 보행자가 차량에 깔려 숨졌고, 40대와 초등학교 1학년인 모자가 다쳤다. 10대 청소년 1명도 발목을 다쳐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일 오전 2시까지 술을 마시고 귀가한 뒤 대낮에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제2 윤창호법’ 시행 첫날 음주단속 중인 경찰들
’제2 윤창호법’ 시행 첫날 음주단속 중인 경찰들 음주 단속기준을 강화한 ’제2 윤창호법’ 시행 첫날인 25일 0시께 서울 강남구 영동대교 남단 도로에서 경찰들이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다. 2019.6.25 연합뉴스


사고 현장에는 시민들이 꽃과 추모의 글을 놓아두며 피해자를 애도하고 있다.

한 22세 대학생은 “매일같이 지나다니는 길에서 누군가 가족이었고 이웃이었던 분이 허망이 떠나시는 걸 지켜볼 수만 없었습니다”라면서 “이제는 음주 운전자가 당당한 사회가 아닌 우리가 맘 편히 다닐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십시오”라는 글을 남겼다.

해운대구가 지역구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면서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나 봅니다”라고 말했다.

해운대구에서는 지난해 9월 25일 혈중알코올농도 0.181% 만취운전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박모씨 차량에 치인 윤창호씨가 50여일간 사경을 헤매다 숨졌다.

이후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 및 ‘도로교통법 개정안’인 일명 ‘윤창호법’이 도입됐다.
음주운전 단속 중인 경찰관
음주운전 단속 중인 경찰관 경찰 음주측정기는 오차 가능성을 반영해 혈중알코올농도가 실제보다 0.005% 낮게 표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가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29일 국회에서 통과돼 그해 12월 18일부터 시행됐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7일 국회를 통과해 올해 6월 25일부터 시행됐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면허정지는 0.03% 이상(기존 0.05% 이상), 면허취소는 0.08%이상(기존 0.1% 이상)으로 소주 1잔만 마시고 운전을 해도 면허정지 수준에 걸릴 수 있도록 처벌 기준을 강화했다.

또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 기존 형량은 징역 1년 이상이었지만 개정 후에는 최소 3년 이상이며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시에는 징역 2~5년, 벌금 1000만~2000만원이 내려질 수 있다. 면허가 취소되는 적발횟수도 3회에서 2회로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사고는 끊이질 않아 윤창호법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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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피해자 윤창호씨
음주운전 피해자 윤창호씨 10일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부산국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창호씨 빈소에 있는 영정 사진. 22살 청년인 윤씨는 군복무중인 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고 음주 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 제정 추진을 촉발시켰다. 2018.11.1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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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피해자인 故 윤창호 군의 친구 김민진 양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2018.11.29 뉴스1
음주운전 피해자인 故 윤창호 군의 친구 김민진 양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2018.11.29 뉴스1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이 최근 50일간(9월 9일~10월 28일) 보복·난폭·음주운전 등 위험운전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음주 운전자가 1만 595명으로 전체 검거자(1만 1275명)의 94%를 차지했다.

구속자는 검거자의 0.1%인 13명이었으며 음주운전 구속 피의자 가운데는 과거 음주운전 전력으로 면허가 취소됐는데도 혈중알코올농도 0.105%의 만취 상태로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해마다 2만건 이상의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또 3만명 이상이 부상을 입고 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0년간 음주운전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2017년 음주운전 사고건수는 1만 9517건이며 이로 인한 부상자 수는 3만 3364명, 사망자 수는 439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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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침범한 음주차량에…사망3명, 중상3명
중앙선 침범한 음주차량에…사망3명, 중상3명 6일 오전 진도군 의신면 한 편도 1차선로에서 박모씨(28)가 몰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의 조모씨(58)의 택시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크게 다쳤다. 경찰은 박씨가 음주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해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전남진도경찰서 제공)2019.5.6/뉴스1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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