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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 밖으로 나온 中인민해방군…홍콩 “도움 요청 안 했다”

기지 밖으로 나온 中인민해방군…홍콩 “도움 요청 안 했다”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9-11-17 18:00
업데이트 2019-11-1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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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지휘관 “거리 청소 나온 목적은 홍콩 폭력 중단시키고 혼란 제압 위한 것”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 포함에 관심 쏠려
시위대 “다음에 홍콩 시민들 도살 가능성”
홍콩 GDP 10년 만에 역성장 기록할 듯
물대포 진압
물대포 진압 17일 홍콩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홍콩이공대 인근 도로에서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해 진압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한 명이 시위대가 쏜 화살에 왼쪽 종아리를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홍콩 교육당국은 휴교령을 18일까지 하루 더 연장하기로 했다.
홍콩 AF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경고한 지 이틀 만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거리로 나선 것을 두고 중국 정부가 시위대에 ‘우리는 언제든 홍콩 사태에 관여할 수 있고 무력 투입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시 주석이 해외 정상급 행사에서 국내 사안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가 그가 열흘 새 두 차례나 홍콩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전 세계가 보란듯 ‘최후통첩’을 했다는 것이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4일 중국 상하이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의 광범위한 민중의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다. 절대 흔들림 없이 이를 견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날 홍콩 거리에 나온 중국군 지휘관은 SCMP 인터뷰에서 “여기에 나온 목적은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시 주석의 브라질 브릭스 정상회의 때 발언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인민해방군이 기지 밖으로 나온 것이 단순히 청소를 하기 위함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홍콩 기본법과 주둔군법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지역 사안에 개입해서는 안 되지만 홍콩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공공질서 유지 등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홍콩 정부 대변인은 16일 “중국군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중국군이 홍콩 정부의 승인 없이 스스로 나온 것이다. 특히 거리 청소에 나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에 중국 내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인 ‘쉐펑특전여단’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고 빈과일보 등이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두 달 만에 처음으로 홍콩 문제와 관련한 논평을 1면에 실었다.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최후통첩’ 발언을 인용하면서 “홍콩 시위에 강력히 대처해 조속히 질서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콩 언론은 중국 당국의 일련의 행동을 종합할 때 군이 시위 진압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홍콩 시위대 대변인을 자처하는 민간기자회는 “이번에는 인민해방군이 벽돌을 치웠지만 다음에는 홍콩 시민들을 도살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가 점거 중인 홍콩이공대 인근에서 이날도 경찰과 시위대가 최루탄과 화염병으로 충돌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수차례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도 벽돌과 화염병으로 맞섰다.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홍콩이 10년 만에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홍콩 통계청이 수정 발표한 3분기(7~9월) 홍콩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3.2% 감소했다. 올해 전체 GDP 증가율(경제 성장률)도 연간 단위로 볼 때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9-11-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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