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명 접촉한 29번, 부인도 동행… 순차감염 여부 역학조사

입력 : ㅣ 수정 : 2020-02-1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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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망 밖 첫 부부 확진’에 비상
5일 증상 발현… 방문 병원 2주간 휴진
접촉자 조사 땐 증상 전혀 없었던 30번 8일 감기약 복용·서울대병원 진료받아
“발병 2주 전 해외여행자 접촉 등 조사…시간 걸릴 뿐 감염원 추정 불가는 아냐”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마스크를 쓴 의료진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이날 확진판정을 받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0번 환자가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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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마스크를 쓴 의료진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이날 확진판정을 받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0번 환자가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뉴스1

 감염원과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9번 확진환자(82·남·한국인)에 이어 그의 부인(68·여·한국인)까지도 17일 30번 환자로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첫 확진환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이후 방역당국이 가장 피하고 싶었던 ‘방역체계 관리 범위를 벗어난 첫 확진사례’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역당국으로서는 이들 부부가 다른 확진환자에게서 공동 노출돼 감염됐는지, 남편으로부터 부인이 감염된 것인지도 불명확해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29번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건 지난 16일이었다. 방역당국은 이 환자에게 기침·가래 증상이 발생한 5일을 발병일로 잡고 발병 하루 전인 4일 이후 이동경로를 확인해 가며 접촉자에 대한 추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7일 브리핑에서 “배우자인 30번 환자도 발병일이 6일 이전으로 추정돼 부부가 같이 이동했던 동선에 대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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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역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건 이들이 병원을 여러 차례 방문했기 때문이다. 자칫 면역력이 약한 환자를 통한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9번 환자는 서울시 종로구 신중호내과의원을 두 차례(5·7일), 강북서울외과의원을 여섯 차례(5·8·10·11·12·15일) 찾았다. 15일에는 강북서울외과의원을 갔다가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 방문했다.

 마른기침이나 몸살기운 등의 증상을 동반하긴 했지만 외과 치료가 주목적이었다. 당시에는 폐렴 등을 의심할 만한 질환은 아니었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이 기간 약국도 두 곳을 모두 4회 찾았다. 정 본부장은 “아무래도 그때까지는 중국 등 해외 여행력 중심으로 의심환자를 추정하다 보니 여행력이 없는 분에 대해서는 의심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30번 환자는 29번 환자의 강북서울외과의원, 고려대 안암병원 진료에 동행했다. 8일에는 감기약을 복용하고 경증의 몸살 기운이 있어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정 본부장은 “발병일을 지난 6일 또는 8일 정도로 추정하고 접촉자 및 감염경로 조사를 29번 환자와 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이 현재까지 파악한 29번 환자의 접촉자는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 있던 의료진과 직원 45명, 환자 31명 등을 포함해 모두 114명에 이른다. 29번 환자는 당초 ‘노노케어’의 도시락 배달봉사를 했으나 발병 이후에는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29번 환자가 그동안 방문한 서울 종로구 개인의원은 2주간 휴진에 들어갔고, 같은 건물에 있는 공인중개사 학원도 이날 하루 휴원했다. 안내 데스크에서는 방역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방문자들에게 휴원 배경을 설명했다. 추가 방역 작업을 거쳐 18일쯤부터 정상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30번 환자가 방문했던 서울대병원 역시 소독과 담당 의료진 격리조치를 취했다.

 정 본부장은 “29번 환자와 30번 환자가 발병하기 전에 2주 정도의 동선을 추가적으로 더 확인해 그 기간에 만났던 분들이나 방문했던 장소 가운데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유증상자가 있었는지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면서 “연세가 있으시기 때문에 세부적인 동선까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로 방문했던 곳 위주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야기이지 전혀 감염원을 추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몇 가지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특히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에 대해 “감염원과 감염경로에 대한 심층 조사를 하고 최종적으로 판단해 밝히겠다”면서 “두 환자가 발병일로부터 14일 이전까지 접촉한 확진자가 경증이었다면 대부분 완치됐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20-02-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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