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해외시민여권 가진 홍콩인들, 영국 올 수 있게 권리부여하겠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 2020.1.6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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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라브 장관은 31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할 경우 우리는 영국해외시민여권(BNO)을 가진 사람들이 영국으로 올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은 1997년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기 전에 300만명의 홍콩주민이 소지했던 ‘영국부속영토시민’(BDTC) 여권을 대체한 여권이다.
홍콩 반환 이전의 BDTC 여권이 영국에서 거주할 권리까지 보장했던 것과 달리 BNO 여권은 무비자로 영국을 방문할 수는 있도록 했지만, 영국 내 거주·노동의 권리는 없었다.
시진핑, 트럼프 보란 듯 ‘찬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3기 3차 전체회의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발의안에 찬성 버튼을 누르고 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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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라브 장관은 이들 가운데 소수만이 실제로 영국으로 이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라브 장관은 “우리는 홍콩인들에 대한 우리의 책무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며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中, 홍콩 내 테러리즘 처벌 등 홍콩보안법 통과
외국 세력 홍콩 내정간섭 금지,
안보기관 설치, 안보교육 강화 포함
중국은 지난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를 폐막하면서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 금지, 국가분열·테러리즘 활동 처벌, 국가안보교육 강화, 중국 정부의 홍콩 내 국가안보기관 설치를 주 내용으로 하는 홍콩보안법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과거 중국은 제1차 아편전쟁에서 패배하면서 1842년 홍콩을 영국에 영구 할양했다. 1898년에는 홍콩과 그 주변 도서 해역을 아우르는 지역을 99년간 임차하는 내용의 협정을 맺었고 이후 영국의 직할 식민지가 됐다. 이후 홍콩은 대영제국의 자유무역 중심 기지로 발돋움하면서 금융과 은행이 발달하며 아시아 주요 도시로 급성장했다.
이후 홍콩은 중국에 반환되고나서도 사법, 금융, 경찰, 관세 제도는 향후 최소 50년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었다.
최루탄 발사기와 진압봉으로 완전 무장한 홍콩 경찰들이 24일 시내 중심가에서 홍콩보안법과 국가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오후 수천명의 시위대가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지역에 모이자마자 최루탄, 물대포, 장갑차 등을 동원했고 시위대 100여명을 체포했다. 일부 시위대는 성조기를 들었고 2014년 벌어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쓰기도 했다.
홍콩 AP 연합뉴스
홍콩 AP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