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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코로나에도 사치품 수입은 포기 못하는 北

제재·코로나에도 사치품 수입은 포기 못하는 北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20-09-30 07:00
업데이트 2020-09-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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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 28일 공개
“최고 권력층 위한 사치품 수입 창구는 남겨둬”
김 위원장 이용 아우디·마이바흐·렉서스 수입
술도 위스키부터 코냑, 브랜디, 와인까지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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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 현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7일 보도하며 방영한 장면. 김 위원장이 도요타의 렉서스 LX750을 직접 운전한 뒤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이 차를 북한의 사치품 수입을 금지하는 대북 제재 위반 사례로 지적했다. 서울신문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 현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7일 보도하며 방영한 장면. 김 위원장이 도요타의 렉서스 LX750을 직접 운전한 뒤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이 차를 북한의 사치품 수입을 금지하는 대북 제재 위반 사례로 지적했다.
서울신문DB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하에서도 최고 권력층을 위한 사치품 수입은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중간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에 국경과 무역로의 봉쇄로 인해 북한이 사치품을 수입할 기회가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패널은 “전기제품을 포함한 비필수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북한 당국의 결정으로 인해 기업체가 소매용 사치품을 들여오는 것이 막혔다”라면서도 “북한 최고 권력층이 소비할 사치품을 위해 특별 허가를 통해 수입할 창구는 남겨뒀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에 따라 북한의 사치품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이 주로 수입한 사치품은 고급 차와 술이다. 전문가패널이 대북 제재 위반 사례로 지목한 수입 차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용하거나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제품이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12월 마식령 스키장에 아우디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7이 주차된 사진이 포함됐다. 이 차에는 평양 번호판이 달려있으며, 전문가패널은 “VIP를 위해 준비된 차”라고 평가했다. 아우디는 전문가패널에 “사진에 찍힌 Q7은 2012년과 2015년 사이 제작된 것이며 이 차가 흘러간 경로를 추적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북한에 상당히 많은 아우디 차가 존재한다고 전문가패널은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용하는 두 대의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S600이 북한에 수입된 경로가 이번 보고서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앞서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9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이 같은 해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사용한 마이바흐 S600 두 대는 사치품 수입을 금지한 대북 제재를 위반한 사례라고 명시한 바 있다. 이후 지난 4월 공개한 보고서에서는 마이바흐 S600 두 대가 이탈리아에서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를 거쳐 평양으로 밀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문가패널은 보고서에서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의 딜러인 MB 로마가 2018년 2월 9일 마이바흐 두 대를 이탈리아 외장업체 유로피언 카스에 넘겼고, 유로피언 카스는 홍콩 업체 LS 로지스티카에 재판매했다고 밝혔다. 마이바흐 두 대는 이탈리아에서 네덜란드로 옮겨졌으며, LS 로지스티카는 이 차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중국 다롄으로 운송했고 수신인을 몇 차례 바꾼 끝에 최종적으로 북한에 넘겼다. 유로피언 카스는 LS 로지스티카에 김 위원장 차와 같은 브랜드의 차를 다량 판매했다고 전문가패널에 밝혔다. LS 로지스티카는 전문가패널의 관련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전문가패널은 김 위원장이 도요타의 렉서스 LS460L과 LX570, 김 위원장의 이동 집무실인 코스터 버스를 이용하는 사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렉서스 LX570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태풍 피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를 시찰할 때 직접 운전한 차다. 이에 대해 도요타는 “북한에서 목격되는 LS 모델은 2009년 10월부터 2012년 6월 사이에 제작된 것”이라면서도 “LS 모델 방탄차는 제조하지 않았으며, LS 모델을 방탄차로 주문 제작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수입한 술은 위스키부터 코냑, 브랜디, 보드카, 와인, 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올해 초에는 국경 봉쇄 등으로 불규칙적으로 수입했다고 전문가패널은 지적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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