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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펜’의 귀환… 수학 대신 외국어 학습지 푸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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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11-09 07:49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코로나 이후 직장인 새 취미생활

노는 듯 쉽게 공부하면서 기분 전환
구몬학습 60만 회원 중 성인은 10%
월 3만원… 1주일에 15분 화상수업
“회화 위주로 하니 말 느는 게 신기”
“Yo hablo(나는 말한다). Ella habla(그녀는 말한다).”

최근 직장인 이민서(28·가명)씨의 주요 일과는 퇴근 후인 저녁 무렵 시작된다. A4 용지보다도 작은 크기의 학습지를 꺼내 초급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20분짜리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일주일치 분량을 모두 해내면 ‘학습 진도표’에 스티커까지 붙여 마무리한다. 이씨는 “대학생 때 스페인어를 잠깐 배웠는데, 그 뒤로 계속 공부를 못 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며 “최근 외국어 학습지를 발견하고 바로 등록했다”고 했다.

어릴 때 부모나 선생님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풀었던 학습지가 일상의 ‘활력소’로 돌아왔다. 이씨와 같이 온·오프라인에서 외국어 학습지를 푸는 이들이 늘고 있다. 8일 교원그룹에 따르면 구몬학습의 성인 회원 수는 2013년 1만명 정도에서 2018년 6만명에 가까울 정도로 늘었다. 회원 60만여명 가운데 성인이 10%가량이다. 외국어 자격증을 따려는 20대부터 실용 회화를 배우려는 30대 직장인까지 다양하다.

이런 학습지의 가장 큰 장점은 노는 듯 쉽게 공부를 할 수 있어 기분 전환이 된다는 점이다. 이씨 역시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일 말고 다른 걸 하면 좋을 것 같아 신청했다”며 “어릴 때는 ‘빨간펜’ 선생님이 오기 전에 숙제를 해 놓지 않아 전전긍긍하며 학습지를 숨기기도 했는데, 지금은 아예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담이 없으니 더 즐겁다”고 말했다.

특히 수학 등 기초학력을 배우는 초등생이나 유아와 달리 성인은 외국어 공부 비중이 높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성인 학습자 10명 중 7명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를 배운다. 반복 학습이 필수인 외국어 특성상 하루 분량이 정해져 있는 학습지는 큰 도움이 된다. 하루 분량은 학습지 5장 내외로 아주 짧고 소요 시간도 20~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데, 이렇게 적은 분량을 꾸준히 하는 게 실력 향상의 밑거름이다.

직장인 신재명(30·가명)씨는 일본에서 일하고 싶어 1년 정도 구몬 학습지로 일어를 공부했다. 매일 정해진 분량의 학습지를 풀고, 일주일에 한번 15분씩 휴대전화 앱으로 선생님과 화상수업을 한다. 선생님이 학습지 내용 중 어려운 부분을 해석하거나 문법을 설명하면, 수강생이 모르는 점을 추가로 물어보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온라인에서 학습하니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 달 학습지 비용은 3만원도 안 된다. 집으로 배달 오는 학습지와

1주일에 2~3번씩 짧은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까지 포함된 비용이다. 구몬학습 관계자는 “본인 실력에 맞춰 학습량과 난이도를 정하고 매일 10~30분씩 꾸준히 공부하도록 도와준다”며 “바쁜 직장인도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칙적으로 나가서 공부해야 하는 학원과 달리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진도를 나갈 수 있는 건 큰 장점이다. 강제성이 없다는 점은 나태해질 수 있는 요인이긴 하지만 그만큼 자율적으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씨 역시 “일어 자격증을 따려는 생각은 없다. 단어 암기를 하다 보면 금세 재미가 떨어지고 쉽게 지치더라”며 “대신 실용 회화 위주로 공부하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말이 느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했다. 신씨는 처음엔 히라가나밖에 몰랐지만, 지금은 일반 회화가 가능한 수준이 됐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활발해지고 집 안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외국어 공부는 일종의 취미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학습지를 신청해 받고, 화상 강의를 듣는 ‘비대면 학습’이 보다 늘며 생긴 변화다. 전 세계 91개 언어를 학습할 수 있는 앱 ‘듀오링고’의 경우 국내 가입자가 200만명이 넘는다. 단어와 문장 하나하나 게임하듯이 배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최근 듀오링고로 프랑스어 공부를 시작한 김정연(29·가명)씨는 “예전부터 새 언어를 배우고 싶었는데 학원에 가서 공부하기는 부담이 커 미루기만 했다”며 “앱 내에서 개인 수준에 맞춰 진도를 설정하고, 게임처럼 각 레벨을 깨 나가는 식으로 공부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르는 부분은 물어보고 답할 수도 있어 만족도가 크다”고 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0-11-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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