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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다 잘될 거야’ 믿은 19세 여성의 죽음에 미얀마軍 편대비행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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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3-05 08:20 아시아·오세아니아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만달레이 로이터 연합뉴스

▲ 만달레이 로이터 연합뉴스

4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한 이들이 군경과 저격수들의 조준 사격을 막기 위해 소화기 분말을 뿜어내고 있다. 양곤 AP 연합뉴스

▲ 4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한 이들이 군경과 저격수들의 조준 사격을 막기 위해 소화기 분말을 뿜어내고 있다.
양곤 AP 연합뉴스

4일 미얀마 두 번째 도시인 만달레이에서는 전날 군부 규탄 시위 도중 군경의 흉탄에 스러진 19세 여성 마 키알 신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총알이 날아와 머리에 박혔을 때 그녀는 ‘다 잘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란 문구가 흰 글씨로 새겨진 검정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38명 이상이 시위 도중 목숨을 잃어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날이었다.

이날 장례식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됐다. 하지만 오전 만달레이 상공에는 제트기 다섯 대가 편대비행을 해 민의를 억누르겠다는 군부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섰다. 의대생들은 군정 규탄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앞세우고 행진했다. 활동가 마웅 사웅카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언제든지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러나 군사정권 아래에서 살아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3일(현지시간) 미얀마 군사쿠데타에 항의하는 만달레이 시위 현장에서 숨진 19세 여성 마 키알 신이 총격을 받기 직전, 사람들에게 엎드리라고 말하고 있다. 그녀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을 거뒀다. 만달레이 로이터 연합뉴스

▲ 3일(현지시간) 미얀마 군사쿠데타에 항의하는 만달레이 시위 현장에서 숨진 19세 여성 마 키알 신이 총격을 받기 직전, 사람들에게 엎드리라고 말하고 있다. 그녀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을 거뒀다.
만달레이 로이터 연합뉴스

마 키알 신은 소셜미디어에서 ‘에인절(천사)’ 별칭으로 통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 생애 처음 투표권을 행사했던 그녀는 민의를 짓밟고 정권을 찬탈한 군부에 맞서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가 흉탄에 당했다. 피격 직전까지 함께 있었다는 친구 미얏 뚜는 로이터 통신에 “경찰이 총을 쏘기 시작했을 때 그가 ‘총알에 맞을 수 있으니 앉으라’고 말했다”며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하려 했던 친구였다”고 돌아봤다. 피격되기 직전 왼손에 콜라 병을 든 모습도 포착됐는데 군경이 무차별적으로 쏴대는 최루탄 가스를 씻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미얏 뚜는 경찰이 총격을 가하자 친구와 헤어졌는데 나중에 ‘한 소녀가 사망했다’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친구인지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페이스북에 올라온 친구의 숨진 사진을 보게 됐다.

미얏 뚜는 태권도 수업에서 치알 신을 처음 만났다고 소개했다. 그가 방학 때 태권도복을 입고 아이들에게 시범을 보이는 사진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춤추는 동영상들도 올려놓았다. 생애 첫 총선 투표에 나서 아버지와 함께 자랑스럽게 찍은 인증 사진도 올라와 있다. 그리고 붉은 색 수의를 입고 반듯이 누워 있는 사진도 올라왔다. 이 옷은 생애 첫 투표 때 입었던 옷이었다. 붉은 색은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상징색이다.

죽음을 각오한 듯 그는 목에 건 팻말에 자신의 혈액형 B형과 비상 연락처, 그리고 ‘가망이 없으면 시신을 기증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의 죽음이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이들에게 큰 힘과 격려를 줄 것이라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미얀마 시위대는 물론 해외 언론인이나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추모 글도 넘쳐난다. ‘미얀마의 전사’란 표현도 적지 않다.
3일(현지시간) 오전 미얀마 군사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서 당당히 군경에 맞서고 있는 19세 여성 마 키알 신의 모습과 그의 목에 걸려 있던 혈액형과 ‘죽으면 장기를 기증해달라’고 적힌 팻말. 그녀는 오후에 총격을 받고 붉은 색 수의를 입은 시신으로 카메라에 포착됐다. 소셜미디어 캡처

▲ 3일(현지시간) 오전 미얀마 군사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서 당당히 군경에 맞서고 있는 19세 여성 마 키알 신의 모습과 그의 목에 걸려 있던 혈액형과 ‘죽으면 장기를 기증해달라’고 적힌 팻말. 그녀는 오후에 총격을 받고 붉은 색 수의를 입은 시신으로 카메라에 포착됐다.
소셜미디어 캡처

4일도 미얀마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최대 도시 양곤의 산차웅구(區)와 파떼인구, 흘라잉구 등에서는 오전부터 수백~1000명 안팎의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나왔다. 전날 양곤의 북오칼라파에서 군경의 총격으로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흘라잉구 인세인로에서는 군경이 진압에 나서지 못하도록 시위대가 나무와 쓰레기 봉지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또 시위대 주변에 줄을 친 뒤 그 위에 천이나 전통치마 등을 걸어 저격수나 군경이 ‘조준 사격’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다.

수도 네피도에서도 시위대 해산 과정에 군경이 고무탄을 발사하고, 허공으로 실탄을 쏘아 경고사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프런티어 미얀마는 전했다.

미셸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언론에 미얀마 군경의 총격에 희생된 이가 최소 54명이라며,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쿠데타 이후 1700명 이상 구금됐으며, 최근에는 언론인도 29명 이상 군경에 체포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에 대한 잔인한 탄압과 살인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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