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여파…원·달러 환율 ‘널뛰기’

‘환율전쟁’ 여파…원·달러 환율 ‘널뛰기’

입력 2010-10-13 00:00
업데이트 2010-10-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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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널뛰기하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원화강세 기조가 이어져 왔으나 10월 들어서는 하루에 10원 이상씩 급등락하는 날이 많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전쟁’ 여파로 달러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시장이 피로감을 느낀데다 신흥국들까지 가세하는 등 각국간 통화갈등이 더욱 심해져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널뛰는 환율…하루 10원씩 급등락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내린 1,120.70원에 거래를 마쳤다.달러화 반등과 정부의 외국인 채권 과세 검토 움직임에 전날 14.80원 급등한 지 하루만에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지난 5일에는 역외 투기거래 등에 대한 외환당국의 공동검사 소식이 전해지자 1,120원대 흐름을 보이던 환율이 장중 15원 이상 급등했다가 결국 8.40원 오른 1,130.70원에 마감했다.이튿날인 6일에는 12.70원 급락하며 1,118.00원 선까지 다시 떨어졌다.

 환율은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1,100원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반대로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급반등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 폭이 이처럼 커진 것은 최근 달러화 약세가 지나치게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와 글로벌 증시 랠리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를 시장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즉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것인지,아니면 바닥을 다지고 올라갈 것인지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승 및 하락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 폭은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컸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기준환율은 지난달 10일보다 4.59% 하락해 싱가포르 달러화 2.60%,태국 바트화 2.59%,일본 엔화 2.23% 등보다 절상폭이 컸다.

 ◇환율요동 이면엔 ‘환율전쟁’

 각국이 자국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이른바 ‘환율전쟁’이 가속화하고 있는 점도 원·달러 환율이 널뛰는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11월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이미 9월 통화정책 결정회의 때도 국채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은 추가 양적완화 발표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 대규모 시장 개입에 나섰던 일본은 한국과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과 중국에 외환시장 개입 자제를 요청했다.

 간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글로벌 통화 절하 경쟁과 관련 “특정국이 자기 나라의 통화가치만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도하는 것은 G20의 협조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한국과 중국도 공통의 룰 속에서 책임있는 행동을 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 총리가 특정 국가를 지목해 외환시장 개입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은 이날 한국이 외환시장에 수시로 개입함으로써 G20 의장국으로서의 역할을 엄하게 추궁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런 발언은 한국과 중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통화가치를 낮춤으로써 일본이 해외 수출 경쟁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신흥국들도 달러화 약세가 자국의 통화 강세로 이어지는 것을 방관하고 있지만은 않다.

 태국 정부는 이날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시장에 투자해 얻은 자본 이득에 대해 15%의 세금을 부과키로 했다.최근 외국인의 국채매입에 대해 2%를 과세하던 것을 4%로 인상한 브라질도 환율 방어를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달러화 약세에 베팅해 투자자들이 달러를 팔고 신흥국 통화를 사들이면서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신흥국들의 자국통화 방어 움직임 등은 달러화 약세를 주춤하게 하고 원·달러 환율을 반등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 이어질 듯

 전문가들은 그러나 달러화 약세 기조가 강하기 때문에 원화 강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더블딥(경기 상승 뒤 재하강)에 빠지지 않거나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만 않는다면 당분간 환율이 올라갈 일(원화가치 하락)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올해말 1,100원,내년말 1,000원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에 소극적인 점도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당국은 외환시장과 외국인 매매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하면 미세 조정에 나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이나 일본은 외환시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방어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정부는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데다 미국 등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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