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시장 위축·저축銀 자금 회수에 줄도산 우려 고조

CP시장 위축·저축銀 자금 회수에 줄도산 우려 고조

입력 2011-04-14 00:00
수정 2011-04-1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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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전격 신청한 삼부토건이 계열사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채권금융회사들과 대출 조건 등을 협상하고 있어 법정관리 철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원만한 해결”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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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에 끼친 파장은 적지 않다. 금융권에 또다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공포’를 가져왔으며, 기업어음(CP) 시장을 한동안 얼어붙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저축은행의 만기연장 거부와 은행들의 깐깐한 대출 심사와 맞물려 한동안 건설업계에 자금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줄도산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셈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금융회사들로 구성된 대주단은 전날 오후부터 삼부토건과 PF 대출 만기 연장과 담보 제공 등에 대한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주단이 서울 역삼동 소재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요구한 것에 대해 삼부토건 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돌파구가 마련됐다. 삼부토건 측은 “조건만 맞으면 부실회사 꼬리 자르기 행태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대주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단 관계자는 “삼부토건과 전날 저녁부터 PF 대출 만기연장 등에 대한 논의에 다시 착수했다.”며 “여러 조건을 놓고 협의하고 있어 긍정적인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르네상스호텔의 담보 가치가 8000억원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출 조건 등을 협의하는 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이날 “삼부토건이 채권단과 협의하는 도중 법정관리로 간 것 같다.”면서 “(법정관리 전에) 채권단과 좋은 답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주단과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이뤄지면 삼부토건은 호텔을 담보로 내놓고 법정관리를 철회하는 대신 일부 대출과 CP를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은 이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삼부토건은 LIG건설처럼 법정관리 신청 직전인 지난달에만 CP 727억원을 발행해 고의로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건실한 건설기업들도 CP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금융당국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받고 있는 저축은행들의 PF 자금 회수와 맞물려 건설업계에 자금 경색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건설업계에 돌아오는 월별 CP 만기금액을 보면 4월(4880억원)과 5월(3780억원)에 집중돼 있다. 자금 확보가 안 되면 이 기간에 연쇄부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성영 대신증권 리테일채권부 팀장은 “CP는 정보공개 없이 쉽게 발행할 수 있었지만 이번 사태로 투자자 시선이 싸늘해져 CP 시장이 극도로 위축될 것”이라면서 “회사채도 신용분석이 크게 강화되는 등 발행이 까다로워져 이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용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중기적으로는 저축은행 위주의 대출 규제가 중소형 건설사의 영업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홍지민기자

golders@seoul.co.kr
2011-04-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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