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김석동’ 금융신뢰 추락속 론스타 해법도 꼬여

‘흔들리는 김석동’ 금융신뢰 추락속 론스타 해법도 꼬여

입력 2011-05-14 00:00
업데이트 2011-05-1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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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의 소신·추진력 제동… 여론 뭇매

‘영원한 대책반장’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오는 18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여부에 대한 결론을 짓고,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12일 적격성 문제와 관련된 법원 확정 판결 뒤로 결정을 미룬 것이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불투명해졌다. 당장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할 금융당국이 외려 불확실성을 늘렸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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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금융위는 고민일 수밖에 없었다. 법원 확정 판결 전에 대주주 적격성을 인정하면 론스타의 ‘먹튀’를 도와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반대로 부적격하다고 판정을 내리면 론스타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부담이라 ‘리걸(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불가피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말 바꾸기’ 또는 ‘몸 사리기’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김 위원장이 론스타 문제와 관련해 해 왔던 발언 때문이다.

올해 초 취임 직후 기자들에게 론스타 문제와 관련, “도망가면서 처리하진 않겠다. 납득할 만한 방향으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김 위원장은 론스타 자격 심사를 맡았던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발언은 ‘결자해지’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우리 사회가 느끼고 있는 ‘론스타 피로’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적격성 심사가 한 차례 보류된 뒤에도 김 위원장은 “이른 시일 내에 처리하겠다.”는 발언을 반복했다.

그러나 결국 적격성 심사는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무기한 연기됐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평소 보여주던 소신과 추진력이 ‘변양호 신드롬’에 무너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금융신뢰 추락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또 다른 비판이 쏟아지는 것을 피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는 심사 유보 자체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신제윤 부위원장은 13일 “이미 김 위원장이 빨리 결론을 내리겠다고 발언한 바 있고, (어제) 심사를 미룬 것도 하나의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조 산하 우리은행·산업은행 지부는 이날 “발등의 불부터 끄세요.”라는 내용의 지면 광고를 게재했다. 노조는 광고에서 “정부가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을 산은금융과 합병시켜 메가뱅크를 만들려고 한다.”면서 “관치금융과 메가뱅크 강박증에 사로잡힌 정부 관료들의 오기가 금융산업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지민·홍희경기자

icarus@seoul.co.kr
2011-05-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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