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체 매출의 12.8% 1년새 1조 7000억 1.7%P↓
지난해 국내 30대 재벌그룹의 내부거래가 처음으로 감소했다. 무리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비난을 받아 온 재벌들이 정권 초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이 강조되는 분위기 속에 몸을 사리는 듯한 모습이다.

30개 기업 중 삼성은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 모두 크게 감소했다.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이상 증가했지만, 내부거래 금액은 7조 1000억원 감소했다. 내부거래 비중도 4.01% 포인트 하락했다. 30대 그룹 중 절반이 넘는 17곳의 내부거래 비중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삼성 외에 코오롱(-4.59% 포인트), KCC(-3.1% 포인트), 신세계(-2.06% 포인트), 한화(-1.1% 포인트) 등도 감소율이 1%를 넘었다. 그 외 SK, LG, 동국제강, 동부, 대성, 영풍, 현대, 효성, 현대중공업 등 역시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했다. 비중 기준으로 보면 OCI의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OCI는 내부거래 금액이 1조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줄어 내부거래 비중도 6.85% 포인트(19.7→12.85%)로 하락했다.
반면 한진중공업은 내부거래 비중이 10.09% 포인트나 상승했다. 매출은 3조 3000억원에서 3조 1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내부거래 금액은 1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도 내부거래 금액이 전년 대비 2조 8000억원 증가해 내부거래 비중이 0.65% 포인트 상승했다.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STX(27.6%), 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SK(35조 2000억원)였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전체 내부거래 금액이 감소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면서 “경제민주화 등의 영향으로 재계가 일감 나눠 주기에 나섰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부당한 내부거래를 막는 법을 만들지 않으면 한 해 160조원대로 커진 내부거래 시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한기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내부거래가 조금이나마 감소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부당한 내부거래가 한꺼번에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부당한 내부거래를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3-06-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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