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은 황금알? 현실은 12년만의 역성장 위기

면세점은 황금알? 현실은 12년만의 역성장 위기

입력 2015-07-15 08:34
수정 2015-07-1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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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출 반토막…메르스·환율 여파에 침체 장기화 우려

최근 몇 년동안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 덕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면세점 시장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불리한 환율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반토막 날만큼 큰 고비를 맞고 있다.

최근 내로라하는 수 십개 기업들이 면세점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처럼 외생변수에 취약한 국내 면세·관광 산업의 특성상 과연 면세점 간판만 걸면 기대만큼 ‘황금알’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 최근 한달 면세점 매출 30~50%↓…2003년 사스 이후 첫 뒷걸음

직장인 김 모(31·여)씨는 7월 첫째주 여름휴가에 앞서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을 찾았다가 의외로 썰렁한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 지난해 이맘때 몰려든 중국인 관광객 등 때문에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붐볐던 기억과 전혀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작년 여름 같은 면세점에 왔다가 너무 혼잡하고 시끄러워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는데 올해 가보니 완전히 상황이 바뀌어 다른 면세점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품 인도장에도 중국인은 거의 없고 대부분 해외 여행을 나가는 한국인들이었다.

김 씨의 이 같은 경험은 실제로 최근 면세점 실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15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최근 한달(6월 8일~7월 12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줄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감소율은 50%에 이르렀다.

면세점에서 유커가 대거 빠져나가면서 5월말까지 매출 가운데 70%를 차지하던 중국인 비중은 현재 50%까지 낮아진 상태다. 반대로 내국인 비중은 같은 기간 25%에서 40%로 크게 뛰었다. 요즈음 시내 면세점에 오히려 중국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이 눈에 띄는 이유이다.

또 하나의 대형 서울시내 면세점인 호텔신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최근 면세점 한달 매출이 작년 동기의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아시아권 전체의 관광·여행이 위축돼 잠시 매출이 역(逆)성장(전년동기대비) 한 이후로 10여년만에 처음 경험하는 큰 폭의 매출 감소”라며 “10여년 이상 면세점 시장이 해마다 성장해왔는데 최근 몇 달 사이 전례없는 영업 타격을 받았고 언제쯤 회복될지 아직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메르스 께름칙한데…환율도 유리한 일본으로’

문제의 심각성은 이 같은 면세점의 ‘고전’이 단순히 돌발적, 일회성 사태인 ‘메르스’ 때문만은 아니라는데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르스가 불안해도 한국 관광과 쇼핑에 절대적 우위가 있다면 이렇게까지 급격하게 매출이 줄어들 수는 없다”며 “바로 옆에 일본이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기 때문에 유커들 입장에선 고민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메르스는 하나의 계기일 뿐이고 본질적으로 중국인들이 일본 등과 비교해 한국 관광과 쇼핑을 외면한다는 게 핵심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한국 관광 상품을 지나치게 저가로 팔고 여행사는 수익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쇼핑 일정을 잡아 서둘러 관광객들을 돌리는 방식의 영업이 한계를 드러낸 시점에 메르스까지 겹친 것”이라며 “따라서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곧바로 유커들이 예전 수준으로 몰려들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들어 엔화 가치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취급하는 명품 등 제품 가격의 메리트(잇점)도 갈수록 줄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엔화 약세로 일본 현지 가격이 낮아져 특히 고가 패션 제품의 매출 성장이 둔화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1~3월) 롯데면세점의 유커 객단가(1인당 구매액)는 2013년과 2014년의 평균(90만원)보다 11% 적은 80만원에 그쳤다.

최근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도 “국내 면세산업이 환율뿐 아니라 외교·안보·보건 등의 환경 변수에 큰 영향을 받고,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관광산업과 연계돼있어 수요가 ‘안정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앞으로 면세점 사업은 단순히 기념품 가게 하나 정도 더 내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새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한다”고 진단했다.

◇ 면세점 7~8월 성수기 살리기 ‘진땀’…유커 택시비 지원까지

당장 국내 주요 면세점들은 7~8월 성수기를 맞아 예년 같은 호황까지는 아니더라도 매출 감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말까지 중국인 관광객에게 혜택 모음 패키지 ‘창유예포(어디서나 통하는 선물 꾸러미)’를 제공한다. 우선 자유여행객 유커에게 서울점 구매액에 따라 T-머니카드(5천원), 와이파이 4일 무료이용권, 서울 N타워 입장권 또는 셀카봉, 에버랜드 입장권 또는 휴대전화 충전기, 신라면세점 3만원권 등을 증정한다. 제주점 방문 유커에게는 제주테지움 1인 입장권, ‘맛있는 제주’ 식당 1만원 이용권 등을 ‘창유예포’로 선물한다.

아울러 택시를 타고 서울점에 방문하는 중국인 고객이 택시비 영수증을 제시할 경우,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최대 2만원 사은권도 지원한다. 8월말까지 응모권 추첨을 통해 유커들에게 최대 1천만원어치 선불카드, 갤럭시 S6 엣지(10대) 등의 경품도 나눠준다.

지난 13일 호텔신라가 대한항공과 함께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12개 도시 메이저 여행사 대표와 언론인 200명을 초청해 신라면세점, 동대문, 남산, 에버랜드 등을 소개한 것도 메르스에 따른 타격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다.

롯데면세점도 17일부터 내국인 고객을 위한 최대 규모의 선불카드 증정 행사, 선글라스 할인 기획전, 해외명품 브랜드 시즌오프(계절마감 할인) 행사 등을 잇따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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