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롯데홈쇼핑 조직문화혁신팀장 인터뷰
“어머, 아직도 이렇게 퇴근 안 하고 있는 팀이 있네. 이거 팀장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거 아냐?”
롯데홈쇼핑 제공
서울 영등포구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박선영 롯데홈쇼핑 조직문화혁신팀장이 유연근무제·가족사랑데이 등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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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팀장이 “분명 정시에 퇴근하라고 말했는데…”라며 머쓱하게 웃자 이어지는 박 팀장의 결정타. “상사가 남아 있으면 팀원들은 눈치 보여서 못 가는 거 몰라? 센스 있게 얼른 먼저 일어나세요.” 매달 셋째 주 수요일 오후 5시에 퇴근하는 날인 ‘홈데이’가 되면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심심치 않게 펼쳐지는 풍경이다.
●유연근무제·가족사랑 데이 운영
롯데홈쇼핑이 사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지난해 1월 조직문화혁신팀을 신설한 지 1년이 지났다. 박 팀장은 “지난 한 해는 직원들의 닫힌 마음의 문에 ‘인공호흡’하는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박 팀장을 비롯한 팀원 4명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면담을 통해 각종 혁신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근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매주 수·금요일은 정시(오후 6시) 퇴근을 독려하는 ‘가족사랑 데이’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혁신팀 중점 과제는 ‘연차 소진’
올해는 ‘눈치 안 보고 연차 소진하기’가 혁신팀의 중점 과제 중 하나다. “임원들부터가 연차를 안 써요. 부하 직원 입장에서는 상사가 안 쉬는데 먼저 쉰다고 하기가 참 부담스럽거든요. 그래서 생각한 게 임원들 강제 휴가 프로젝트죠.” 박 팀장은 각 임원마다 추천 연차 소진일을 지정해 주고 일주일 전부터 카운트다운을 하며 ‘귀여운’ 압박을 가한다. 그는 “임원들도 못 이기는 척 휴가를 쓰면서 ‘덕분에 쉬게 돼서 고마워’라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 설 연휴 전날에는 한복을 입고 온 사원은 오전에 퇴근시켜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사람들이 점차 마음을 열고 동참하기 시작한 게 가장 큰 성과다. 박 팀장은 “직원들이 회사에 바라는 건 대단한 혜택이 아니라 ‘존중’”이라면서 “올해는 한층 부드러워진 분위기가 매출 인상 등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결과물을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7-02-1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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