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발전공기업, 채용보다 ‘외주’

6개 발전공기업, 채용보다 ‘외주’

장은석 기자
입력 2018-12-25 21:56
수정 2018-12-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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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임직원 대비 외주인력 비율 상승

한수원·남동발전, 임직원 절반이 외주
업계 “산업부·기재부 소극적 태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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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6개 발전공기업이 내부 직원 채용보다 외주 인력을 더 빠른 속도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어난 외주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전공기업의 ‘위험의 외주화’ 관행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전체 35개 공기업의 임직원 수는 13만 7851명이고 파견·용역 등 소속외(외주) 인력은 5만 6001명이다. 공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3명 중 1명은 외주 인력인 셈이다.

공기업 임직원 대비 외주 인력 비율을 보면 2013년 32.8%에서 지난해 40.5%, 올해 40.6%로 매년 증가했다. 외주 인력 비율 상승세는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등 6개 발전공기업이 이끌었다. 2013∼2018년 임직원 대비 외주 인력 비율이 상승한 곳은 전체 공기업 중 12곳인데 6개 발전공기업은 모두 포함됐다. 한국수력원자력(53.7%)과 한국남동발전(48.4%)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외부 인력 비율이 임직원의 절반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에너지 정책을 맡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예산권을 쥔 기획재정부의 소극적 태도 때문에 발전공기업 정원이 늘지 않아 외주 인력만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전공기업들이 외환위기 이후 정부 방침에 따라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설비 운용·정비 등을 한전산업개발과 한전KPS 등에 외주를 주는데 안전 책임까지 떠넘기면서 안전 부문 투자를 줄여야 할 비용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유승재 한국서부발전노동조합 위원장은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이 화두지만 발전공기업은 폐기되는 발전소가 늘어날 때를 대비해 인력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라고 말했다.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전에도 발전공기업 안전사고는 빈번했다. 남동발전의 영흥화력발전소에서는 2006년부터 올해까지 추락 사고가 끊이지 않았는데 허술한 안전 관리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남동발전 내부 감사 결과 영흥화력발전소는 지난해 4~5월 진행한 보일러·탈황 설비 예방정비공사에서 높은 곳에서 작업할 경우 발판을 떠받치는 구조물인 비계를 설치 또는 해체할 때 작업자가 자격·면허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8-12-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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