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 한은 통화정책 운용 여유…법인세 인상땐 한국 기업에 부정적

‘비둘기파’ 한은 통화정책 운용 여유…법인세 인상땐 한국 기업에 부정적

임주형 기자
입력 2020-11-12 20:52
수정 2020-11-13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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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와 한반도] <5> ‘경제정책 공약’ 한국 경제 영향

‘코로나 극복’ 대규모 부양·증세 추진
법인세 올리면 국내 가격 인상 불똥
美진출 우리기업 수익성 하락 가능성


친환경 정책 영향 기대·우려 엇갈려
철강·석화 등은 기준 강화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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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 공약은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 부양책과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로 요약된다. 또 친환경에너지 확대와 제조업 부흥을 통한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도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런 ‘바이드노믹스’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바이든의 정책 방향과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게 필수적이다.

바이든은 통화정책에 대해선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나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성향을 띨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도 장기간 ‘제로 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7명의 위원 중 13명이 2023년까지 현재 금리(0.0~0.25%) 수준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을 냈다.

연준이 제로 금리를 유지하면 한국은행도 통화정책 운용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도 금리를 하향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저금리 지속에 따른 부동산 이슈가 심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인상할 예정인데, 이는 우리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직접 영향을 받아 증가한 법인세만큼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 미국 기업들은 악화된 수익성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국내 소비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구글이 최근 인앱(In-app·앱 내) 결제 과정에서 수수료를 물린 것과 같은 일이 잇따라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2일 “바이든이 당장 법인세 인상에 나서긴 힘들 것”이라며 “일단 코로나19 회복에 집중하면서 경기부양에 힘쓴 뒤에야 가능하고, 우리에게 직접적 영향이 올 시기도 그때부터”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법인세를 올리면 국내에서도 따라하자는 주장이 제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가장 차별성을 보이는 정책 구상은 환경 분야다.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한 ‘탄소배출 제로 계획’을 발표했고,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제조업 활성화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해 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가 받을 영향은 기대와 우려가 혼재한다. 친환경차와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엔 기회 요인이지만, 철강과 석유화학 등 고(高)에너지 산업은 미국의 기준 강화 가능성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은 미국 기업을 살리겠다는 것이지, 우리 기업에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탄소배출이 많은 중화학공업을 어떻게 저탄소로 끌고 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20-11-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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