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CU 편의점 앞 100m 대기줄...‘K편의점’의 힘

말레이시아 CU 편의점 앞 100m 대기줄...‘K편의점’의 힘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21-04-13 15:13
업데이트 2021-04-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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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에 힘입은 ‘편의점 한류’가 동남아시장을 사로잡고 있다.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 치열한 점포 경쟁으로 사실상 한계에 부딪힌 국내 편의점 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CU는 말레이시아 1호점인 ‘CU센터포인트’에 열흘간 현지 소비자 1만 1000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하루 평균 1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한국 편의점 평균 대비 3.3배 높은 수치다. CU 측은 이 기세를 몰아 연말까지 50개, 5년간 500개로 말레이시아 내 점포 수를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편의점 CU가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문을 연 ‘CU센터포인트점’에 입장하기 위해 현지 고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BGF리테일 제공
편의점 CU가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문을 연 ‘CU센터포인트점’에 입장하기 위해 현지 고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BGF리테일 제공
CU의 인기 요인은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편의점을 통해 한국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 드라마를 통한 전파된 K-푸드가 인기에 불을 댕겼다. 실제 지난 열흘간 떡볶이, 닭 강정, 핫도그 등 한국식 즉석조리 식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달했다.

CU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단축 운영하고, 동시 출입 인원을 30명 내외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향후 정상 운영 시 이용 고객은 2~3배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기가 실적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앞서 2018년 센트럴익스프레스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가맹 사업권 판매)을 맺고 몽골(현재 110개)에 진출했지만 로열티로 받는 금액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베트남(100개)에 진출한 경쟁사 GS리테일(GS25)도 당장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91억 6000만원으로 전년 (98억원) 대비 2배 늘었지만, 인프라 투자 비용이 커지면서 59억 9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라 일단은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성장 전망이 큰 동남아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물류망을 갖춰 수익을 내기까지는 최소 1000점 이상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만 5280개에 달한다.

동남아 시장은 한류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데다 젊은 인구가 많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 CU는 내년 말까지 몽골에서 점포 200개 이상을 추가 개점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역시 올해 상반기 안에 몽골에 1호점을 내고, 베트남에서는 2028년까지 점포 수를 20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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