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매출 의존도 80%…최대 실적에도 고민 깊어진 ‘택진이형’

리니지 매출 의존도 80%…최대 실적에도 고민 깊어진 ‘택진이형’

한재희 기자
입력 2021-02-05 19:48
업데이트 2021-02-0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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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제공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역대 최대 실적에는 웃었지만 80%에 달하는 ‘리니지 형제’ 의존도를 놓고는 고민이 깊어졌다.

지난 4일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2020년도 실적 자료를 살펴보면 ‘리니지 형제’들의 연간 매출은 1조 9585억원(로얄티 수익 제외)에 달한다. 지난해 엔씨의 매출이 2조 4162억원이었는데 리니지 모바일과 PC 게임이 그 중 81%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M이 8287억원, 리니지2M이 8496억원을 벌었다. PC게임에서는 리니지가 1756억원, 리니지2 1044억원을 끌어모았다. 엔씨의 매출 상위 1~4위 게임이 모두 ‘리니지 형제’들로 도배된 것이다. 지난해 매출 5위는 722억원을 벌었던 블레이드앤소울인데 4위인 리니지2와 300억원가량 차이가 벌어져 있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매출 1조 7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던 엔씨가 2020년 매출 2조 4162억원을 기록하며 ‘2조 클럽’에 가입한 것도 리니지2M 덕이 크다. 2019년 11월 출시된 리니지2M은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1조 7012억원이었던 2019년 엔씨 전체 매출에다가 지난해 리니지2M의 매출을 더하면 2조 5000억원대의 숫자가 나오는데 2020년 엔씨 전체 매출과 얼추 비슷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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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주장인 양의지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해 창단 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뒤 동료선수들과 함께 집행검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집행검은 NC의 모회사인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인 리지니의 간판 무기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후 김택진 구단주가 직접 검을 공개했고 선수단은 NC 구성원 모두의 기운을 모아 함께 이룬 결실을 ‘One for All’ 세리머니로 표현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선수들은 아낌없는 애정을 쏟은 구단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게 통합우승의 선물을 선사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주장인 양의지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해 창단 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뒤 동료선수들과 함께 집행검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집행검은 NC의 모회사인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인 리지니의 간판 무기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후 김택진 구단주가 직접 검을 공개했고 선수단은 NC 구성원 모두의 기운을 모아 함께 이룬 결실을 ‘One for All’ 세리머니로 표현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선수들은 아낌없는 애정을 쏟은 구단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게 통합우승의 선물을 선사했다.
연합뉴스
엔씨가 해외 시장에서 힘을 못 쓰는 것도 리니지 IP(지적재산권)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관련이 있다. 엔씨의 국내 매출은 지난해 2조 130억원로 전체 매출의 83%에 달한다. 북미와 유럽을 합쳐 944억원, 일본 548억원, 대만 358억원 등이다. 경쟁사인 넥슨과 넷마블은 매년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체로 해외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데 이에 비하면 엔씨는 해외 시장이 약한 편이다. 그나마 2019년에는 78% 수준이었던 국내 발생 매출이 리니지2M 출시 효과 덕에 5%포인트 증가했다. 엔씨의 주력 게임인 리니지가 국내에서와 달리 해외에서는 사용자들의 마음을 크게 사로잡지 못해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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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M’
‘리니지2M’
리니지에서만 80%의 매출이 나오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지금은 ‘리니지 형제’들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 인기가 영원할 것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게임 도중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쓰게 하는 ‘과금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일부 아이템의 뽑기 확률 비공개를 놓고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엔씨를 든든하게 지지해주던 ‘린저씨’(리니지+아저씨)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등을 돌리게 되면 엔씨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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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하반기 신작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인 ‘트릭스터M’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의 하반기 신작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인 ‘트릭스터M’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엔씨는 올해 상반기에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인 ‘블레이드앤소울2’와 ‘트릭스터M’를 내놓으며 흥행을 고대하고 있다. 오는 9일로 잡힌 블레이드앤소울2 공개행사는 김택진 엔씨 대표가 직접 나와서 신작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게임 이외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운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유니버스’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 안착을 꾀하고 있고, KB증권과는 AI를 접목한 증권사 설립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2조 클럽’에 들어선 엔씨가 ‘3조 클럽’까지 바라보려면 리니지 이외의 사업들이 얼마나 성과를 내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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