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이 올 추석에 한해 확대되는 김영란법 선물 가액을 겨냥해 해놓은 15만원짜리 은갈치 세트.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제공
이날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 마트 등이 일제히 ‘프리미엄급’ 선물로 분류되는 10~20만원 사이의 국내산 농축수산물 선물 세트 물량을 최대 30% 늘리기로 결정하고 추가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이는 2016년 9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고가 선물세트 비중이 10%대에 머물던 것에 비해 세배 늘어난 것이다. 현재 김영란법은 음식물의 상한선은 3만원, 선물·경조사비는 5만원으로 제한하는 ‘3·5·5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농축수산물 선물에 한해서만 10만원까지 허용됐으나 이번 추석이 끝나는 다음달 4일까지 20만원까지 확대된다.
정부의 한시적 예외 규정에 백화점, 마트들은 고가 상품군을 쏟아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1등급 등심로스·국거리·불고기를 각각 400g씩 구성한 세트를 17만원, ‘영광 참굴비’ 세트 등을 20만원에 내놨다.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29일까지 김영란법 가액 상향에 따른 ‘기획 세트’를 판매한다. 국거리로 구성된 한우세트, 수삼세트 등을 19만 8000원에 맞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김영란법 확대 이전 기획, 생산돼 카탈로그까지 찍은 세트 외에 추가로 20만원 선의 프리미엄 세트를 기획하고 있으며 빠른 시간 내 선보일 예정이다”고 전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상향 조정된 금액에 맞춘 선물세트의 물량을 추가로 20%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가 선물 세트의 주요 고객은 법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법인 주문량이 전년 대비 두배 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선물세트 대목’이 정작 농·어촌의 생산자들에게 직접적인 이득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프리미엄 수산물을 생산·유통하는 한 수산업체 대표는 “중간 유통업자들이 생산자들의 제품 가격을 높게 쳐주지 않는 한 마진율은 변함이 없다”면서 “수수료를 40% 가져가는 백화점, 마트,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장 큰 이윤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