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기 “일단 이윤 챙기자” 목표 이익 내면 바로 갈아타기
코스피 지수가 장중 2400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는 가운데 2011년에 인기가 있던 ‘목표전환형 펀드’가 부활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주식에 투자해서 목표한 수익을 거두면 곧바로 채권형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수익을 챙기는 상품이다. 코스피가 고점에 근접했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은 방망이를 짧게 잡고 배팅할 수 있다. 하지만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지 못하면 ‘원하지 않는’ 장기 투자를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코스피 지수 상승으로 일단 수익을 챙기고 보자는 심리가 커졌다. 코스피 지수가 연말까지 최고 3000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지만, 사상 처음으로 장중에는 2400선까지 돌파하면서 고점에 이르렀다고 보는 투자자들도 늘었다. 투자자는 예상하는 수익이 나면 시장에서 빠져나가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래서 미리 목표 수익률을 정해놓는 방식을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처럼 코스피가 2400선을 눈앞에 두고 등락을 이어 간다면 목표전환형 펀드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사 입장에서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팔아 단기간에 목표치를 달성해 전환이 이뤄지면 다른 펀드로 갈아타기를 유도할 수 있어 선호할 만하다.
펀드 환매 시기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는 것도 이 펀드의 장점이다.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 이후에는 주로 국고채 등을 매입해 수익률 등락이 크지 않기 때문에 매일같이 펀드 수익률을 체크하며 팔 시점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임성일 삼성자산운용 상품개발팀장은 “목표전환형 펀드는 현재 시장이 많이 상승한 상태에서 얼마나 더 올라갈지 불확실할 때 목표 수익률을 정해 그만큼 성과를 달성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3~4월 두 차례에 걸쳐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출시했다. 지난 3월 출시된 60억원 규모의 ‘삼성 든든코리아 리딩컴퍼니 목표전환형 펀드’는 한 달여 만에 5%의 목표 수익률을 달성해 채권형으로 전환됐다. 이 펀드의 성공으로 뒤따라 나온 ‘삼성 대한민국 정예기업 목표전환형 펀드’에는 350억원어치 자금이 유입됐다. 두 번째 펀드도 두 달 만에 7%의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다.
일정기간 내에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수수료를 대폭 깎아주는 상품도 있다. 지난달 출시된 ‘미래에셋 배당프리미엄 목표전환형 펀드 2호’는 가입부터 6개월까지 총 수수료가 1.35%이지만 목표 수익률 미달 시 1년 후에는 0.525%까지 떨어진다.
하지만 상승장이라고 해도 목표 수익률을 반드시 달성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원하지 않는 ‘장기 투자의 늪’으로 빠질 가능성도 있다.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전에 환매하게 되면 수수료가 비싸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에서 펀드를 제대로 운용을 못하거나 시장이 안 좋아질 때는 지지부진하게 끌고 가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면서 “어떤 주식 종목에 투자하는지 전략을 꼼꼼히 따져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주식형 일반 펀드보다 성과가 부진할 수도 있다. 또 새 펀드로 갈아타게 되면 수수료 지출이 생기니 유의해야 한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상시적으로 가입할 수 없고 판매 기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확인한 뒤 가입해야 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7-07-0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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