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 위로금’ 은행 희망퇴직… 국책은행 ‘씁쓸’ [경제 블로그]

‘수억원 위로금’ 은행 희망퇴직… 국책은행 ‘씁쓸’ [경제 블로그]

송수연 기자
송수연 기자
입력 2023-01-04 20:22
업데이트 2023-01-0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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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유명무실
대부분 임금피크제
내부 인사적체 심화

은행권의 희망퇴직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올해 초 다시 수천 명의 은행원이 짐을 싸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노사가 합의한 희망퇴직 대상과 조건 등을 공지하고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로비로 직원 등 관계자들이 출입하는 모습. 2022.12.29 연합뉴스
은행권의 희망퇴직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올해 초 다시 수천 명의 은행원이 짐을 싸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노사가 합의한 희망퇴직 대상과 조건 등을 공지하고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로비로 직원 등 관계자들이 출입하는 모습. 2022.12.29 연합뉴스
최근 4대 시중은행이 일제히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직원들의 마음은 씁쓸하다.

같은 은행권이라고 하지만 희망퇴직할 때 수억원의 위로금을 받는 시중은행과 달리 국책은행은 이 같은 보상을 받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은 이달 말 최대 3000명에 이르는 인원이 희망퇴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규모 희망퇴직이 가능한 것은 후한 위로금을 은행이 지급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직급·연령에 따라 최대 24∼36개월치 평균임금을 받는다. 1968∼1970년생은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 등도 준다. 2021년에는 8억원이 넘는 희망퇴직금을 받은 행원들도 나타나 화제가 됐다.

그러나 국책은행은 이 같은 희망퇴직금 지급을 할 수 없다. 2015년 감사원이 국책은행의 희망퇴직금 지급 규모가 과다하다고 지적한 이후 연봉의 45%를 기준 급여로 삼는 등 규정이 강화됐다. 이듬해부터는 사실상 희망퇴직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

기업은행의 경우 준정년제도가 있긴 하지만 퇴직금이 적어 대다수가 임금피크제를 선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내부 인사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6월 기준 임금피크제 인원이 997명으로 전체 인원의 7.3%에 달한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을 하면서 조직 내 효율화를 위해 인원을 감축하고 있지만, 국책은행 조직은 노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책은행 노사는 정부에 희망퇴직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지만, 수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김성태 신임 기업은행장 취임식에서도 관련 내용이 언급됐다. 김 행장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기재부 등과) 계속 협의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행장은 특히 3년 만의 내부 출신 인사라 조직에서 받는 기대감이 커 어깨가 더 무거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송수연 기자
2023-01-0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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