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노사, 훈훈한 기업 2제] SK이노베이션 ‘상생 실험’…“물가 오른 만큼 임금 인상”

[아름다운 노사, 훈훈한 기업 2제] SK이노베이션 ‘상생 실험’…“물가 오른 만큼 임금 인상”

유영규 기자
유영규 기자
입력 2017-09-10 22:12
수정 2017-09-1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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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첫 임금인상률 연동

노사 올 인상률 1%로 합의
기본급의 1%는 기부금 출연


SK이노베이션이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임금인상률을 물가에 연동시킨다. 임금인상을 두고 노사 간 소모적 논쟁이 반복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또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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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서울 종로구 SK빌딩 본사에서 열린 2017년 임단협 상견례에서 노사 대표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양수 SK에너지 울산CLX 총괄, 이정묵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 위원장.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SK빌딩 본사에서 열린 2017년 임단협 상견례에서 노사 대표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양수 SK에너지 울산CLX 총괄, 이정묵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 위원장.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일 조합원 투표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7년 임금·단체협약 갱신 교섭 잠정 합의안’이 73.6%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노사 합의에 따라 매년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통계청 발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동된다. 이에 따라 올해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됐다. 올해 임금 인상 폭은 자동 호봉 승급분 약 2.7%에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인 1.0% 포인트를 더해 총 3.7%가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임단협 합의 과정에서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중앙노동위원회 중재까지 받는 등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노사는 올해 임단협 테이블에서는 ‘지난해의 전철을 밟지 말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뒤 임금인상률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시키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소모적인 노사 협상 관행에서 벗어나 발전적 노사 관계로 진화할 수 있는 ‘한국형 노사 교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노사는 임금 체계 개선안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획일적인 ‘호봉 인상률’을 생애 주기별 자금 수요와 근로자의 역량·생산성 향상도에 맞게끔 조절하는 안이다. 일정 비율로 해마다 꾸준히 상승하던 기존 임금 체계를 바꿔 결혼, 출산, 교육 등에 많은 돈이 필요한 30~40대에는 인상률을 높이고 50대 이후에는 줄이기로 했다.

노사는 아울러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합의했다. 직원이 기본급의 1%를 기부하면 같은 금액을 회사가 적립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이다. 2007년 이후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해 오던 ‘1인 1 후원 계좌’ 기부를 제도화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의미 있는 노사 관계 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SK는 물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7-09-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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