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이어 가족 등에 총 33만주 증여
金의장 지분 22.23%→13.74%로 줄어
가난한 어린시절 도움에 ‘보은’인 듯
업계 “돈 욕심 안내는 모습 이례적”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20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 의장은 전날 가족과 친척들에게 주식 33만주를 증여했다. 총 1452억원 상당이다. 아내와 두 자녀뿐 아니라 친인척에게 증여를 결심한 것을 놓고 세간에서는 부러움의 시각이 가득하다. 일각에서는 어린 시절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서 어렵게 살기도 했던 김 의장이 힘들었던 시절 도움을 준 이들에게 보은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의장은 친척집 골방에서 공부하며 5남매 중 유일하게 대학을 갔다.
업계 관계자는 “가난에 찌들었던 유년시절 함께 고생했고 자신을 뒷바라지하며 희생한 누나와 동생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장은 주식을 수차례 기부하기도 했다. 다른 기업의 오너들은 기부를 하더라도 회삿돈으로 할 때가 많은데 김 의장은 좋은 일을 위해 사재를 선뜻 내놨단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3월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약 1만 1000주를 기부했고, 지난 8월에는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2830주를 쾌척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김 의장이 개인적으로 기부한 것만 135억원 상당에 달한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평소에 가지고 있지 않으니 기부를 할 때마다 주식을 내놓는 바람에 주식 보유량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다른 주주들과 주식 보유량에 차이가 있어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혜’를 누리는 카카오의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피 같은’ 주식을 내놓는 것”이라면서 “보통 부자일수록 더 욕심을 내고 자산을 쥐고 있는데 이례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1-01-2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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