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킬 것”
EU·美·日 등에 ‘슬롯’ 양보 시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 회장은 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 총회를 계기로 이뤄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합병 문제와 관련, “우리는 여기에 100%를 걸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나는 확고하며 온 힘을 다해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합병 과정에서의 막바지 고비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의 ‘포기’ 발언은 해외 노선의 슬롯과 운수권을 지금보다 더 반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EU·일본의 규제당국이 합병 이후 출범할 통합 항공사가 독점적인 지위로 시장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면서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실제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합병 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심사보고서(SO)를 통보했다. 또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 인수를 추진 중인 대한항공은 주요 14개국 중 한국을 포함해 11개국의 관문은 넘었는데, 이 가운데 중국과 호주·영국 등은 시장 점유율을 낮추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조 회장은 “그들(미국·EU·일본)은 더 많은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좋은 해결책을 갖고 있다고 믿으며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U에서는 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시장 점유율이 2019년 기준 60%를 넘고 있다.
실적 전망과 관련, 조 회장은 “미국과 유럽의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가깝고 수익률은 훨씬 높다”며 “중국은 (수요가) 조금 약하지만 여전히 개방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연말이 되면 수요가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3-06-07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