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속 혁신’ 택한 LG 구광모… R&D 임원 218명 ‘역대 최다’

‘안정 속 혁신’ 택한 LG 구광모… R&D 임원 218명 ‘역대 최다’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24-11-22 01:03
수정 2024-11-2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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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불확실성 대비

핵심 계열사 CEO는 대부분 유임
빠른 의사결정 위해 임원 규모 축소
ABC 분야서 신규 인재 23% 발탁
평균 연령 49세… 80년대생 3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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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7년 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안정 속 혁신을 택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LG CNS 현신균 대표와 LG전자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을 제외하면 사업 경험이 풍부한 경영진 대부분이 유임됐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시장과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그룹의 미래 사업인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 등 ‘ABC’ 사업 중심으로 신규 임원을 발탁해 미래 준비에 힘쓰는 모습도 보였다.

LG그룹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부분 유임됐다. 사장 승진은 LG CNS 현 대표와 LG전자의 김 본부장 두 명에 불과했다. 또한 이번 인사를 앞두고 조 사장과 정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올해도 부회장 승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139명)보다 18명 줄어든 121명이다. LG그룹은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임원 조직을 슬림화해 구조적 경쟁력 강화의 기반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별화된 미래 사업 역량 확보와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LG그룹 전체 신규 임원의 23%인 28명을 ABC 분야에서 발탁했다. 특히 이문태 LG AI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이진식 수석연구위원, 조현철 LG유플러스 상무 등 AI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춘 1980년대생 3명을 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도전적 목표를 세워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높일 것을 강조한 구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는 게 LG그룹의 설명이다. 실제 구 회장은 앞서 지난 9월 사장단 워크숍에서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넘어 최고, 최초의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래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분야 차세대 리더십도 강화했다. 신규 임원 21명을 포함해 그룹 R&D 임원 수는 218명으로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아울러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른 특허 관리 체계 구축과 특허 조직의 역할 강화를 위해 특허 전문가 2명(조휘재 LG전자 부사장·이한선 LG에너지솔루션 전무)을 승진시켰다.

또한 LG유플러스 신임 CEO에 홍범식 사장을 선임하고 사업본부장 3명을 신규 보임하며 사업 경쟁력과 미래 신사업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LG전자는 ES(Eco Solution)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신임 본부장에 이재성 부사장을 선임했으며,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사업본부장에 각각 김상민 전무와 김동춘 부사장을 선임하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여성 임원은 7명이 새로 포함돼 65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고, 80년대생 임원은 17명으로 5년간 3배로 증가했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49세로 파악됐다. LG는 올해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도 10명을 영입했다. 특히 LG화학은 북미 외교 전문가로 꼽히는 고윤주 전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관계대사를 영입해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력을 강화했다.
2024-11-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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