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세시에 흰 눈이 내리네’/박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세시에 흰 눈이 내리네’/박철

입력 2010-01-30 00:00
업데이트 2010-01-30 00:4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흰 눈이 내린다

마당 가득 흰 눈이 내린다

누군 히말라야에 가서 초라한 너를 발견하였다는데

네시 약속을 위해 집을 나서는 길

차마 흰 눈 위에 발을 딛지 못하고

마당가에 섰다가 거대한 나를 보았다

함박꽃이 되어 내리는 올해의 첫눈

너를 찾든 나를 잃든 오늘은 비긴 날로 하자

그러니 우린 하나다

지금이라도 우연히 골목에서 만나면

함박꽃 한 술 떠 서로 먹여주며

아프게 살아온 지난 여름은 잊도록 하자

그래 그러라고

세시가 지나는데 흰 눈이 내린다
2010-01-30 26면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