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FTA 수정 내용이 더 중요하다

[사설] 한·미FTA 수정 내용이 더 중요하다

입력 2010-10-12 00:00
수정 2010-10-1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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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고치기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외교통상부가 보도자료까지 내고 비공식 협의 사실을 공개했다. 수정 국면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 측의 집요한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재협상이니, 추가 협상이니, 수정 협상이니, 혹은 협의니 협상이니 등의 형식 논란에 얽매일 때가 아니다. 국익을 최대한 키울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게 최우선이다. 우리가 똘똘 뭉쳐 정부를 독려하고 채찍질해야 가능하다.

얼마 전 한·EU FTA가 타결됐다. 5개 경제권과의 FTA가 발효됐고, 7개 협상이 진행 중이다.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 FTA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한·미 FTA는 3년째 의회 비준에 막혀 있다. 쇠고기 정국이란 극심한 혼란을 겪은 건 협정 전체가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다. 지표나 수치상으로는 작을지 모르지만 엄중한 사안을 소홀히 다루면서 비롯된 중대 과오였다. 그 시행착오를 극복해야 할 때다. 수정 절차를 조속히 매듭짓고 미국 시장도 더 크게 열어야 한다.

민주당 ‘빅3’가 우려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본격 검토하자는 반면 정세균 최고위원은 재협상 반대를, 정동영 최고위원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한다. 민주당은 노무현 정부 때 서명한 한·미 FTA를 놓고 찬반 두 갈래로 쪼개지더니 이제는 세 갈래 분열이다. 야권의 대선 주자들이 FTA 문제를 자기 색깔내기의 소재로 삼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혼선을 부채질하면 수정 국면은 더 어렵게 되고, 민심은 더 멀어질 뿐이다. 정치권은 정부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대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협상은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면서 타협을 이루는 과정이다. 특히 어느 한쪽이 독소 조항으로 받아들이는 사안에 대해서는 다른 한쪽도 과감하게 양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마지노선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미국 측은 자동차·쇠고기·섬유 부문 등에서 광범위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열린 마음으로 일부 양보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얻어내는 방안도 필요하다. 그러더라도 쇠고기 완전 개방은 시기상조라는 기본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반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면 더 쉬워질 수 있다.
2010-10-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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