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교조의 노선 대전환 조짐에 주목한다

[사설] 전교조의 노선 대전환 조짐에 주목한다

입력 2011-01-07 00:00
업데이트 2011-01-0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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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장석웅 위원장이 어제 ‘투쟁중심 탈피’를 선언했다. 또 “제대로 할 일을 못했다.”는 자성과 함께 교육정책을 제시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부와의 대립과 강경 일변도 노선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으로 활동방식이나 내용에서 적잖은 변화가 예고된다. 우리는 전교조의 노선 대전환 조짐에 주목한다. 지난 1989년 ‘참교육’ 기치 아래 출범한 전교조는 공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과 정책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권위주의적 학교문화를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사회적 시선은 한파만큼이나 차갑다. 과도한 정치·이념 투쟁과 함께 상식을 무시한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탓이다. 부적격 교원뿐만 아니라 성범죄를 저지른 교원까지 감싸는 태도는 힘들게 쌓아 올린 정당성마저 단숨에 무너뜨리는 결과를 불러왔다. 평가방식을 문제삼아 교원평가제 반대에 발벗고 나서 자신들이 비판해 온 기득권 안주를 스스로 추구하는 자가당착에 빠진 것도 국민을 실망시켰다. 장 위원장은 전교조의 현실을 제대로 짚었다. “원래 해야 할 일 대신 투쟁을 해야 했다. 조직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말은 맞다. 조직 내부도 흔들렸다. 회원수가 2005년 9만명대에서 지난해 10월 기준, 6만명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줄었다. 정치 지향성이 젊은 교사들과 맞지 않았던 이유에서다.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할 수밖에 없다.

전교조는 ‘참교육’ 열정으로 가득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더 이상 조합원의 방패막이 역할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 진보 교육감과도 “실력이 없다면 같이 갈 수 없다.”는 단호함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 경쟁 위주로만 치닫는 교육 현실의 바람직한 해법을 찾는 데 눈을 돌려야 한다. 학원으로만 몰려가는 학생들을 학교로 되돌리기 위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일에 앞장서고 매진해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장 위원장의 ‘교육정책 제시 중심’ 선언은 바람직하다. 정부와 진정성을 갖고 대화해야 함은 물론이고, 철저한 자기 성찰을 통한 변화를 교육 현장에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전교조는 사회변혁을 위한 운동가들의 모임이 아니라 나라의 동량을 교육하는 교원들의 단체임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2011-01-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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