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자리 줄고, 물가 오르고, 빚 늘고… 서민의 3중고

[사설] 일자리 줄고, 물가 오르고, 빚 늘고… 서민의 3중고

입력 2016-12-25 22:54
업데이트 2016-12-2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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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에 우울한 소식들만 들린다. 대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실직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생활 물가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금리 역시 들썩이면서 가계 빚 문제도 심각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가뜩이나 마음이 편치 않은데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고달파지고 있다. 정부의 서민 경제 대책이 시급하다.

어제 통계청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일자리 증가 폭이 4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11월 기준 300인 이상 기업 취업자는 247만여명으로 1년 전보다 불과 3만여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산업 구조조정과 경기 불황이 겹쳤기 때문이다. 이미 조선업, 해운업 등은 구조조정을 시작해 몸집을 줄이면서 실업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30대 그룹의 올해 인원 감축 규모만도 1만 4000여명이나 된다. 그 여파로 조선소 등이 있는 경남 거제 등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지역 경제마저 죽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니 대기업과 같은 질 좋은 일자리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업자들보다야 형편이 낫지만 직장에서 살아남은 이들 역시 힘들긴 매한가지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 주부들은 시장 가기 겁난다고 울상이다. 라면, 계란 등 밥상 물가가 연초보다 20%나 올랐다는 비공식적인 통계가 나올 정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내버스, 도시철도, 상·하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됐거나 인상될 예정이다. 쥐꼬리만큼 소득이 늘어도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줄어들었으니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해도 생활비가 빠듯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가계 빚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가계부채는 올 들어 9개월 동안 92조원(7.7%)이나 늘었다. 저소득층의 어려움이 크다 보니 소득 하위 20%의 현금서비스 이용액이 연평균 6%씩 증가하고 있다. 내년에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면 현금서비스 연체율이 올라갈 것이다. 그럼 현금서비스로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거나 빚 돌려 막기를 하는 취약계층의 대출이 부실해질 우려가 크다. 어수선한 시국에 경제 당국의 관리 소홀로 이래저래 서민들만 3중고(苦)로 죽어나는 꼴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책임이 막중하다.
2016-12-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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