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겨울 산행/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겨울 산행/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0-01-18 00:00
업데이트 2010-01-18 00:5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산악회를 따라 몇 해 전 겨울에 소백산에 간 적이 있다. 추위도 추위였지만 아이젠이 자꾸 벗겨지는 바람에 고생을 제대로 했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산 너머에서 버스를 타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정상에서는 눈보라가 몰아쳐서 잠시 서 있을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어찌나 긴장하면서 산을 내려왔던지 온몸의 근육이 뭉쳐서 며칠 동안 고생했다. 그날 이후로 겨울 산행은 아예 하지 않는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진짜 산의 속살을 보고 싶다면 겨울이 제격”이라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같은 산이라도 겨울에 가 보면 나뭇잎이 우거졌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능선 위로 솜털처럼 줄지어 선 나목들이 이채롭다. 흰 눈이 쌓인 산을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오르는 기분도 색다르다. 칼바람을 맞으며 산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산은 또 다른 얘기를 들려준다. 겨울 산의 감동을 놓치고 사는 게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겨울이 다 가기 전에 장비 제대로 갖추고 겨울 산행에 재도전해 볼 참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01-18 30면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