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재택 혼밥/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재택 혼밥/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22-02-14 20:22
수정 2022-02-15 02:0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길섶에서
길섶에서
오미크론 변이 폭증세로 지난주부터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처음이다. 원격으로 회의를 하고 기사를 쓴다. 한데 적응이 안 돼서인지 기분이 묘하다. 일은 똑같이 하면서도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하다. 빈 시간이 늘어 여유가 많은 듯하지만 휴가 때 집에서 쉬는 것과는 다르다. 출퇴근에 인이 박여서일까. 하긴 30년 습관이 멈춰 섰으니 외려 이런 기분이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다.

어색하다는 것은 한편으론 새롭다는 의미도 갖지 않을까. 물론 긍정적 측면에서다. 특히 점심을 먹을 때가 그렇다. 아내도 출근하고 없어 오롯이 혼자 먹어야 한다. 단골 메뉴는 김치볶음밥이다. 재택 혼밥 시간은 고요하다. 달그락거리는 숟가락 소리, 깍두기 씹는 소리가 정적을 깬다. 고요함은 기억을 부른다.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든다.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다. 고마웠던 이들을 하나둘 재택 혼밥에 불러들인다. 밥을 혼자 먹기는 하지만 이미 혼자가 아니다.

2022-02-1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