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중 위안환율 합리적 조절에 공감대”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8일 중국을 방문해 왕치산(王岐山) 중국 부총리와 위안화 환율 문제를 논의한다.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별대표인 가이트너 장관이 오늘 오후 늦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별대표인 왕치산 부총리와 회담한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가이트너 장관과 왕 부총리는 5월 하순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비롯해 공통의 관심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고 밝혀 위안화 환율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주무 부처인 재정부가 회담이 끝난 뒤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앤드루 윌리엄스 미국 재무부 대변인도 7일 인도 뭄바이에서 “가이트너 장관과 왕 부총리는 그동안 만날 기회를 찾기 위해 서로 논의해왔다”면서 방중 기간 양국이 경제문제를 논의한다고 밝혔다고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8일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의 메이신위(梅新育) 연구원은 “가이트너 장관의 방중은 시기적으로 특별하다”면서 “위안화 환율 문제가 양국간에 논의될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수차례 위안화 절상의 필요성을 역설해 온 가이트너 장관은 인도 방문기간에도 “중국이 좀 더 유연한 환율체제를 갖추는 것이 스스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알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중국 측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가이트너 장관이 이틀간의 인도 방문을 마치고 중국행을 결정한 것은 위안화 문제에 관한 양국의 분쟁이 해결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시사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관련,필립 레비 미국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조정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위안화 환율 문제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며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정부기관과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잇따라 환율 절상을 시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금융연구소의 바수쑹(巴曙松) 부소장은 6일 브리핑에서 위안화의 하루 환율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으며 절상도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성명을 통해 수출업계의 ‘잠재적 위험’ 발생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위원회는 “분석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수출업계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방법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위안화를 균형 있고 적정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ㆍ중 양국은 위안화 환율을 포함한 각종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으나 중국이 후진타오 주석의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계획을 밝힌 직후 미국이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환율정책보고서 발표시점을 연기한다고 발표,해빙 무드가 점쳐져 왔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