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10만명 영하 추위와 사투

이재민 10만명 영하 추위와 사투

입력 2010-04-16 00:00
수정 2010-04-1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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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박홍환특파원│지난 14일 오전 중국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 티베트자치주 위수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가 1000명 가까이로 늘었다.

국무원 위수지진대책본부는 15일 “이번 지진으로 지금까지 617명이 사망하고 313명이 실종됐으며 9110명이 부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부상자 가운데 970명이 중상자여서 인명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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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된 삶의 터전  14일 오전 리히터 규모 7.1의 강진이 덮친 중국 칭하이성 티베트자치주 위수현의 주택가. 성한 건물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폐허로 변했다. 이 지역 주택들은 목재와 흙으로 지어진 탓에 90% 이상이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위수 AP 특약
폐허된 삶의 터전
14일 오전 리히터 규모 7.1의 강진이 덮친 중국 칭하이성 티베트자치주 위수현의 주택가. 성한 건물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폐허로 변했다. 이 지역 주택들은 목재와 흙으로 지어진 탓에 90% 이상이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위수 AP 특약
워싱턴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브라질을 방문중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지진 피해가 확산되자 17~18일로 예정됐던 베네수엘라와 칠레 방문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22~25일로 예정된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미얀마 방문을 연기했다. 원 총리는 지진 발생 후 처음으로 이날 오후 피해 지역을 찾아 국무원 대책본부장인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로부터 피해 및 구조 현황을 보고 받고 “한 사람의 생명도 포기할 수 없다.”며 구조작업을 독려했다.

중국 전역에서 구조대와 의료대가 속속 모여들고 있지만 지진 발생 지역이 평균 해발 4500m의 고지대여서 산소가 희박한 데다 중장비까지 부족해 ‘구조와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칭하이성 성도인 시닝(西寧)에서 지진 피해지역까지 이르는 800㎞의 도로는 전날 밤늦게 긴급 복구돼 구조대와 텐트 등의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이 하루 종일 줄을 이었다.

위수현에서 20㎞ 거리에 있는 공항의 접근 도로도 산사태 등으로 두절됐다가 복구돼 대대적인 물자 및 구조인원 수송이 시작됐다. 오후에는 처음으로 중상자 450명이 시닝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 등으로 이송됐다.

지진현장은 전쟁터의 폐허 그 자체였다. 1만 5000여채의 가옥이 붕괴돼 10만여명의 이재민이 영하 3~4도의 추위에 떨며 이중삼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성한 건물이 없는 데다 텐트 및 의료장비, 약품 등이 부족해 중상자들도 거리에서 치료받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어린이들은 학교 운동장에서 서로 감싸안고 영하의 추위와 싸우고 있다. 민정부는 이날부터 이재민 1인당 하루 500g의 식량과 10위안(약 1630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군 투입이 지연되는 등 우왕좌왕했던 2년 전의 쓰촨대지진 때와는 달리 구조대 파견과 물자 공급 등은 비교적 질서 있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인들의 단합도 재현되고 있다. 한 곳에 어려움이 있으면 팔방에서 돕는다는 ‘일방유난, 팔방지원(一方有難 八方支援)’의 구호 속에 대대적인 모금운동이 시작됐다.

일반 가옥에 비해서는 덜하지만 학교 건물의 70% 이상이 붕괴됨에 따라 쓰촨대지진 때와 마찬가지로 학교 부실공사를 질타하는 ‘두부 교사(校舍)’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구조작업이 진행중인 학교에서는 자녀가 살아 돌아오길 학수고대하는 학부모들의 울부짖음이 가득했다.

stinger@seoul.co.kr
2010-04-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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