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인질극 후폭풍…‘反 필리핀 기류’

홍콩 인질극 후폭풍…‘反 필리핀 기류’

입력 2010-08-25 00:00
수정 2010-08-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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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한 전직 경찰관이 벌인 인질극으로 8명의 홍콩 관광객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홍콩사회에서 ‘반(反)필리핀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홍콩 정부와 언론,시민들은 필리핀 경찰 당국이 어설픈 인질 구출작전을 펼치다 희생자가 늘어났다는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반 필리핀 정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24일 기자회견에서 필리핀 경찰의 인질사건 처리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자 홍콩 시민들은 강한 분노와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24일 주홍콩 필리핀 총영사관을 몰려가 ‘우리는 필리핀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분노하고 있다’는 등의 글이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홍콩에서 일하는 있는 필리핀의 가사도우미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 마저 인터넷상에 유포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총 13만명 가량의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이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외화는 필리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인질범인 롤란도 델 로사리오 멘도사가 처음에는 인질을 살해할 의도까지는 없었는데 필리핀 경찰이 어설프게 대응하는 바람에 희생자가 늘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이 나오자 홍콩 시민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

 남편과 두 딸을 잃고 사지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애미 렁씨는 “범인은 처음에는 우리를 죽이려 하지 않았다”면서 “필리핀 경찰과의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자 우리를 쐈다.왜 필리핀 당국은 범인에게 돈을 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문회보(文匯報),명보(明報) 등 현지 주요 신문들은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이번 홍콩 관광객 인질참사극을 1면 톱 뉴스로 다뤘다.

 홍콩 정부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24일부터 26일까지 시민들에게 사흘간 조기를 게양하도록 했다.

 희생자들의 유해는 26일 항공기편으로 운구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3일 마닐라에서 M-16 소총으로 무장한 멘도사가 관광버스에 탄 홍콩인 관광객 21명을 붙잡고 11시간여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진압되는 과정에서 홍콩인 8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희생자들과 부상자들은 휴가철을 맞아 가족단위로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다 변을 당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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