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매몰광부 33人 ‘68일간의 사투’ 끝내고…드디어 13일 ‘지상의 빛’을 보다

칠레 매몰광부 33人 ‘68일간의 사투’ 끝내고…드디어 13일 ‘지상의 빛’을 보다

입력 2010-10-13 00:00
업데이트 2010-10-1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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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의 매몰광부 구조 캡슐의 가동 시점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면서 사고 현장은 12일 가슴 터질 듯한 기대와 설레임, 조바심으로 부풀어 올랐다. 사랑하는 이들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과 구조 관계자들은 물론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까지 현장에 나와 구조 준비상황을 지켜봤다. BBC, AP 등 현장에 집결한 세계 각국 외신들은 이날 광산 입구 ‘희망 캠프’ 주변은 광부들을 의미하는 숫자 33과 ‘영웅들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 등이 적힌 깃발과 플래카드 등으로 뒤덮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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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코피아포 산호세 광산 지하 700m에 갇힌 광부 33명을 구조하기 위한 굴착 작업에 나섰던 미국 전문가 제프 하트(왼쪽), 제임스 스태플(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작업을 마무리 한 뒤 광부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뒤쪽에 굴착에 사용했던 T-130드릴이 보인다. 코피아포 AP 특약
칠레 코피아포 산호세 광산 지하 700m에 갇힌 광부 33명을 구조하기 위한 굴착 작업에 나섰던 미국 전문가 제프 하트(왼쪽), 제임스 스태플(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작업을 마무리 한 뒤 광부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뒤쪽에 굴착에 사용했던 T-130드릴이 보인다.
코피아포 AP 특약




☞[사진] 칠레 광부들 구조되기까지

●구조캡슐 ‘불사조’ 지하 610m까지 성공

당초 칠레 당국이 정한 캡슐 가동 시점은 13일 0시(한국시간 낮 12시). 그렇지만 순조로운 작업 준비로 구조 작업은 12일 밤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도 이날 “구조시간이 예정보다 몇 시간 앞당겨질 것”이라면서 “이날 밤 8시(한국시간 13일 오전 8시)쯤부터 구조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칠레 당국도 구조를 위한 마무리 작업이 속도를 더하자 “예정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구조 시간을 더 앞당길 수 있다.”며 단 1분이라도 빨리 구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탄광 붕괴로 지하 갱도에 갇힌지 이날로 68일. 이들 서른 세명의 광부들을 지름 53㎝, 길이 4m의 캡슐에 태워 622m의 구조 갱도를 통해 지상으로 구출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15~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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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33명의 광부들이 매몰된 칠레 코피아포 산 호세 광장에서 11일(현지시간) 한 매몰 광부가 친척에게 “13일부터 15일까지 우리는 구조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② 구조대원들이 광부들에게 입히기 위해 특수제작된 방수복을 들어보이고 있다. ③ 코피아포 광산 인근의 한 병원에 구출된 광부들을 치료하기 위해 마련된 침상들. 코피아포 AP·신화 연합뉴스
① 33명의 광부들이 매몰된 칠레 코피아포 산 호세 광장에서 11일(현지시간) 한 매몰 광부가 친척에게 “13일부터 15일까지 우리는 구조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② 구조대원들이 광부들에게 입히기 위해 특수제작된 방수복을 들어보이고 있다. ③ 코피아포 광산 인근의 한 병원에 구출된 광부들을 치료하기 위해 마련된 침상들.
코피아포 AP·신화 연합뉴스
구조대는 이미 이날 새벽 갱도 입구 56m 아래까지 갱도를 강화하는 금속관 설치 작업을 마무리한 뒤 ‘불사조’로 불리는 구조 캡슐을 지하 610m까지 내리는 데까지 성공한 상태라고 BBC가 전했다. 광부들이 매몰돼 있는 곳에서 12m 떨어진 지점이다.

라우렌세 골본 칠레 광업부 장관은 “구조 캡슐이 구조 갱도 안에서 어떤 흔들림도 없이 완벽하게 이동했다.”며 “갱도 안에서 낙석은 물론, 티끌 하나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BBC도 “캡슐이 구조 갱도를 통해 구조지점까지 내려갔다 올라오는 동안 운반체에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혈압변화 등 갑작스러운 건강이상 우려

그렇다고 걱정이 없지는 않다. 우선 구조 갱도가 직선으로 돼 있지 않아 캡슐이 지상에 닿으려면 구불구불하게 이어져 있는 구조 갱도를 10여 차례 회전시키면서 끌어 올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구조 갱도의 붕괴나 낙석, 구조 캡슐의 갑작스러운 운행 정지 등은 걱정거리다. 구조작업을 서두른다 해도 1명 구조에 길게는 1시간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33명을 모두 구출하는 데는 하루 하고도 반나절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 사이의 돌발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70일 가까이 지하에 갇혀 있다가 옴짝달싹할 수 없는 좁은 틈을 헤집고 올라오는 광부들이 갑작스레 혈압 상승이나 심장마비, 호흡곤란 같은 증세를 나타낼 우려도 있다.

광부들의 구조 순서는 여전히 발표되지 않았다. 이날 칠레 일간 엘메르쿠리오는 최고령 마리오 고메스(63)를 비롯해 고혈압과 당뇨병 증세가 있는 광부들이 여섯 번째부터 열여섯 번째 사이에 구출된다고 전했다. 유일한 볼리비아인 카를로스 마마니는 가장 먼저 나올 5명 가운데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현지언론들은 구조 캡슐을 타고 지하로 내려가는 해군 특수부대 의료대원들이 광부들의 건강 상태를 직접 확인한 뒤 순서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2010-10-1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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