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포기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우린 포기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입력 2010-10-13 00:00
업데이트 2010-10-1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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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

 8월 5일 밤 8시 30분께(이하 현지시간) 칠레 북부 코피아포 인근 산호세 광산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33명의 광부가 700m 아래 갱도에 갇혔을 때만해도 절망적이었다.



☞[사진] 칠레 광부들 구조되기까지

 구조작업이 시작됐지만 보름이 넘도록 생명의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 17일이 지난 8월 22일.생존자 확인을 위해 뚫고 내려간 구조대의 드릴에 광부들이 “피신처에 있는 우리 33명 모두 괜찮다”는 쪽지를 매달아 올리면서 최악의 광산 사고로 기록될 뻔한 산호세 광산 사고는 칠레는 물론 세계 전역을 움직인 감동 스토리로 바꿔 쓰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3일 새벽 0시10분께 33명의 광부 중 플로렌시오 아발로스 실바가 첫 번째로 지상을 밟으면서 유례없는 광부들의 생존 스토리는 해피엔딩을 향해가게 됐다.

 지하 700m 어둠 속에서 펼쳐진 33명의 목숨을 건 사투는 곧이어 구조팀이 내려보낸 소형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에 생생하게 전해졌다.

 48시간마다 참치 두 스푼과 우유 반 컵으로 배고픔을 달랜 이들은 부쩍 수척해진 모습이었지만 밝은 모습을 잃지 않은 채 국가를 제창하는 모습으로 많은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줬다.

 이후 ‘비둘기’라는 별명이 붙은 지름 12㎝ 크기의 금속 캡슐을 통해 이들에게 물과 음식,의약품이 공급되고 가족과 광부들 간의 편지 교환과 비디오 콘퍼런스도 이뤄지는 등 두터운 암반을 사이에 두고 광부들과 세상과의 교신이 시작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구조작업엔 많은 난관이 예상됐다.

 광부들이 머문 피신처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단단한 암반을 뚫고 광부들이 통과할 만한 지름의 터널을 내려보내는 일은 간단치 않았다.

 이들의 생존을 확인한 순간부터 4개월 후 크리스마스 무렵이었던 구조 예정일은 그러나 뒤늦게 돌입한 ‘플랜 B’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구조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11월 초에서,10월 중,10월13일,12일 오후까지 점점 앞당겨졌다.

 어둡고 습한 지하 피신처에서 사투를 벌였던 33명의 광부는 드디어 가족들의 품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게 됐으며 지난 두 달간 마음을 졸였던 가족들도 모처럼 마음을 놓게 됐다.

 완벽한 해피엔딩을 위해 해결해야 할 남은 문제도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줄소송도 그 중 하나.실제로 일간지 라나시온에 따르면 광부 라울 부스토스의 가족은 산호세 광산 소유주와 당국 책임자를 상대로 사고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이미 제기한 상태다.

 사고 직후 거센 비난에 직면했던 광업부도 이들의 생존 소식으로 단숨에 상황을 역전시키긴 했지만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코피아포<칠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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