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변화’ 타고 히틀러 전시회 독일서 첫 개막…논란 예상

‘시대변화’ 타고 히틀러 전시회 독일서 첫 개막…논란 예상

입력 2010-10-13 00:00
업데이트 2010-10-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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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의 원흉인 히틀러 전시회가 전후 처음으로 오는 15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된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히틀러와 독일인들’이라는 주제로 내년 2월까지 베를린 소재 독일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터부를 깨고 히틀러를 전면에 등장시키는 것이어서 적잖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차 대전 이후 유대인 대학살과 강제노동,살인 의사,대학살에 나선 군인들을 소재로 한 박물관 전시회가 여러 차례 열렸으나 그때마다 격론과 항의를 촉발시키는 등 많은 민감한 반응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히틀러는 신나치주의자들이 몰려들어 경의를 표시하는 등의 돌발사태를 막기 위해 항상 전시대상에서 예외없이 배제됐다.

 실제로 2년전 히틀러의 밀랍인형이 마담투소 베를린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격분한 한 관람객이 경비를 밀치고 인형의 머리를 날려버리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히틀러에 대한 감정은 극히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히틀러 전시회 주최 측은 “신나치주의자들이 그동안 박물관 문턱을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차라리 이들이 와서 (히틀러) 전시회를 보고 어떻게 하는지 이해하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여러 측면에서 적잖은 의미를 갖고 있다.

 전시회가 열리는 박물관 부지 일부는 바로 히틀러 암살미수사건이 발생한 역사의 현장이다.

 또 길 건너엔 나치가 “퇴폐적인 도서‘를 불태웠던 베벨플라츠가 자리잡고 있고,불과 10분만 걸으면 2차 대전 당시 히틀러의 전시벙커가 숨겨진 지역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수십년 동안 표시판 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히틀러 지하벙커를 가리키는 알림판이 버젓이 나붙어있다.

 알림판은 그러나 히틀러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히틀러와 그의 과거 권좌를 이어주려는 연결고리로 비쳐지고 있다.

 주제도 히틀러와 독일인들이 어떻게 교감하느냐는 방향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 주최측은 관람객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004년 처음으로 히틀러 전시회 개최안을 구상할 당시 역사가들은 ’히틀러‘라고 간단히 칭하는 방안이 제기되자 즉각 거부했다.독일 국민들에게는 너무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실제 히틀러가 입었던 수많은 의복은 물론 그가 가까이했던 어떤 물건도 전시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물론 그의 뼛조각은 한점도 찾을 수 없다.

 전시회 개막에 앞서 현장을 미리 둘러봤던 한 역사가는 ”히틀러의 DNA와 접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전후 미국이 관리하던 1939년작 히틀러의 유화그림 마저 원본 아닌 작은 복사본 형태로 선보이게 된다.

 독일에서는 히틀러를 찬양하는 행위가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행위로 여전히 간주되고 있어 통상적인 전시는 축소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또 상당수에 이르는 히틀러 흉상도 선보이지만 신나치주의자들이 이를 활용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전시 위치도 적잖게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나치의 어금꺾쇠 십자 문양이 새겨진 전등갓 등 진기한 물품들이 공개되고,과거 나치 붕괴 당시 베를린에 주둔했던 미군이 수집한 기념품과 모스크바 문서보관소에 소장돼 있던 것들도 선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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