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부들 속속 퇴원 ‘가족 품으로’

칠레 광부들 속속 퇴원 ‘가족 품으로’

입력 2010-10-15 00:00
업데이트 2010-10-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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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산호세 광산 붕괴사고 이후 69일만에 세상과 재회한 칠레 광부들이 속속 그리던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고 있다.

 총 22시간여 만에 구출 작업이 완료된뒤 코피아포의 한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있는 광부들 중 일부가 14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퇴원하고 나머지 대다수 광부들은 15일 귀가할 것이라고 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영국의 BBC 방송은 33명 중 3명이 14일 중 퇴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광부들이 입원한 병원의 부원장인 요르게 몬테스 박사는 69일간의 지하 생활에도 불구,”광부들 중 단 한명도 쇼크 상태에 있지 않다“며 ”전원 검진을 마치는 대로 병원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몬테스 박사는 ”모두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대부분 특별한 방식으로 견뎌냈다“며 ”광부들에게서 어떤 심리적.의학적 문제점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자이메 마날리치 칠레 보건장관은 ”정말 기적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다“며 ”이들의 건강 상태를 도저히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있을 수 있는 심리.신체적 후유증에 대비,최소 6개월간 의료지원을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받아둔 상태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와 ‘국민 영웅’이 된 이들은 병원 문을 나서는 즉시 평생 누려본 적 없는 환대와 관심을 받게 된다.

 그리스 광산회사가 1주일간의 지중해 여행을 제안했고 레알 마드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명문 축구팀들이 초청 의사를 밝히는 등 세계 곳곳에서 이들을 ‘모시려는’ 달콤한 제안들이 쇄도한 상태다.

 또 미국의 유명한 스페인어 버라이어티 쇼인 ‘사바도 기간테’는 광부 33명을 모두 초청,방청객들의 질문을 받게 하는 형식의 특별 방송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아울러 전 세계 매체들은 지하에 매몰된 69일간 이들이 겪은 인간 승리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병원 문앞에 진을 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앞에는 기업인 등이 약속한 거액의 위로금과 소송을 통해 받게될 보상금,인터뷰와 출판 등을 통한 부수입과 인기몰이가 기다리고 있다.

 때문에 이들 33명은 한달에 1천600달러를 벌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광부 생활을 계속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전망이다.

 코피아포의 지질학자인 마리오 메디나 메지아는 ”수많은 칠레 광부들이 구사일생으로 살아 남은 뒤 광산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전한 뒤 ”그들은 일이 필요해지면 광산으로 돌아갈 것이며 그것은 그들의 삶이자 문화이고 삶을 사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광부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사역하는 사제인 레브 루이스 로페스는 ”그들은 마음의 평정을 되찾아야 하고 자신들을 돌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광부들의 리더였던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는 갇힌지 17일만에 생존사실을 전할 수 있는 탐침봉을 발견했을 때를 회상하며 ”탐침봉이 오면 어떻게 하겠다는 규칙을 정해 놓았으나 다들 (너무 기쁜 나머지) 그것을 잊은 채 탐침봉의 해머를 껴안았다“고 전했다.

 마리오 세풀베다는 ”내 인생의 40년을 지하에서 생활했는데 나는 새 사람이 되기 위해 앞으로 그 보다 더 오래 살 것“이라고 말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구조 작업에 소요된 비용이 1천만달러에서 2천만달러 사이일 것이라고 소개한 뒤 3분의 1은 민간의 기부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국영광산업체인 코델코와 정부가 부담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마누엘 곤살레스 등 구조팀 요원들은 기네스 측에 역사상 지하에서 가장 오래 갇혀있다 구조된 인물로 33명 중 마지막으로 구조된 우르수아를 등재하는 대신 33명 전원을 등재해줄 것을 요청했다.

 

코피아포(칠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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