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키리크스 폭로’에 또 압력 직면

美, ‘위키리크스 폭로’에 또 압력 직면

입력 2010-10-25 00:00
수정 2010-10-2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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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22일(이하 현지시각) 이라크전 관련 군 기밀문건 약 40만건을 폭로하면서 미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압력에 또다시 직면했다.

 이들 문건에는 전쟁 기간(2004~2009년) 이라크군이 자국 민간인을 상대로 자행한 고문 등 학대행위가 여럿 기록돼 있는데,미군 당국이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했다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이런 의혹과 관련,미 정부에 답변을 요구하는 한편 이라크에 파병된 자국군이 연루된 사안에 관해서는 자체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는 24일 BBC와 인터뷰에서 “유출된 문건 내용의 본질은 놀라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읽기에 고통스러울 정도”라며 “미 행정부가 자체적으로 답변을 내놓고 싶어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라크전에 자국군 2만명을 보냈던 호주 정부는 문건 유출로 이라크군뿐만 아니라 과거 연합군에 협조한 이라크인들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면서 해당 문건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 정부는 고문이 자행될 우려가 있음에도 당시 자국군이 포로 62명의 신병을 이라크 당국에 넘겼다는 문건 내용과 관련,“해당 문건을 직접 보고 우리가 가진 정보와 비교해보고 싶다”는 견해를 내놨다.

 휴먼라이츠워치(HRW)와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도 당시 이라크 당국이 포로들을 고문할 위험이 분명히 있었음에도 미군이 이들의 신병을 대거 이라크 측에 넘겼다면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미 정부는 이같은 진상조사 요구에 바로 답변을 내놓지 않았으며,여당인 공화당도 이전 행정부 시절 벌어진 일을 굳이 깊게 파고들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히트 혹스트라(공화·미시간)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문건 유출이 “묵은 상처를 건드렸다”면서 “범죄행위가 있거나 조직적 결함이 발견되면 조처를 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이 없는 곳에 논란을 만들지는 말자.거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이라크에 문제는 충분히 많다”고 혹스트라 의원은 덧붙였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도 23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위키리크스가 훔친 기밀문건을 또다시 무책임하게 공개한 행위는 사람들의 목숨을 위험에 처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적들에게 귀중한 정보를 주는 셈”이라고 썼다.

 미국과 더불어 이번에 공개된 내용의 주요 당사인 이라크에서도 자국 수용소에서 자행된 가혹행위의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지 뉴스통신 아스와트 알-이라크에 따르면 야당 이라키야 소속 정치인 사피아 알-수헤일은 공개된 문건의 사실 여부 확인을 촉구하면서,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이같은 가혹행위에 연루된 바가 없는지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가 이번에 공개한 문건에는 전쟁 중 희생된 이라크 민간인 수와 미군의 이라크 수감자 학대 사례,오인사격,이란군의 이라크 내 반군 지원 실태 등이 자세한 통계와 함께 제시돼 있다.

 런던.바그다드.워싱턴.시드니 AFP.d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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