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이 눈처럼…” 日센난 한인 석면피해 증언

“석면이 눈처럼…” 日센난 한인 석면피해 증언

입력 2010-10-26 00:00
업데이트 2010-10-2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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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나 속눈썹,눈,코에 석면 분진이 눈처럼 쏟아져 내리곤 했습니다.그러나 그것이 인체에 치명적인 재난을 일으키는 줄 몰랐고,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재일교포인 마쓰시마 가나(66.한국명 한고자)씨는 집이 가난해 10살 때부터 석면 공장에서 일했다.

 마쓰시마 씨는 “센난(泉南)의 석면 공장에서 일한 사람들 상당수는 재일 한인들이었다.당시 일본에서 한인들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정도의 차별과 저임금을 강요당했기 때문에 위험한 석면 공장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일본인은 위험하고 더러운 일은 하지 않는다.경제발전을 위해 일본은 위험을 우리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석면 방직업을 장려하고 지방특화 산업으로 만들어 센난에 강요했으며,결과적으로 재일 한인이 대부분의 노동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마쓰시마 씨는 26일 오전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주최한 ‘센난 재일한국인 석면피해 사례보고’ 기자회견에서 석면 공장 상황을 이같이 증언했다.

 이 자리에는 재일 교포 피해자인 오카다 요코(54) 씨,센난지역 석면피해 시민모임 대표인 유오카 가즈요시 씨도 참석해 재일 한인들이 석면 공장에서 얻은 질병과 그로 인해 겪은 고통,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 과정 등을 소개했다.

 오사카 센난 지역은 20세기 초부터 석면 방직업이 집중적으로 들어선 곳으로,1940년 보험원 조사에서 전체 조사 대상자의 12.3%가,근속 20년 이상 노동자는 전체가 석면폐 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카다 씨는 “부모님이 석면 공장에 나를 데려가 돌보면서 일했기 때문에 석면폐를 앓게 됐다”며 “항상 산소마스크를 쓰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지만,석면 노동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산재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5월 오사카지방법원은 재일 교포가 다수 포함된 센난 지역 석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으며,현재 일본 정부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유오카 씨는 “센난 석면피해와 재일 한인 사회의 관련성은 아직도 조사가 필요하고 향후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그 일면을 한국 사회에 알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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