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투사 아웅산 수치 여사 7년만에 석방

민주화 투사 아웅산 수치 여사 7년만에 석방

입력 2010-11-13 00:00
수정 2010-11-1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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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65)가 13일 7년만에 석방됐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수치 여사 자택 주변의 바리케이드를 철거한 뒤 수치 여사에게 석방 사실을 통보했다. 수치 여사의 석방은 미얀마 군사정권이 지난 7일 20년만에 총선을 실시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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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AP=연합뉴스
아웅산 수치
AP=연합뉴스


수치 여사는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각)께 지지자 5천여명의 환영을 받으며 옛 수도인 양곤 시내에 있는 자택 밖으로 나온 뒤 “차분하게 대화를 나눠야 할 시기다. 국민 전체가 화합해서 노력해야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 전통의상을 입고 지지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수치 여사는 “여러분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14일 낮 12시에 자신이 이끌고 있는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에서 재회하자는 약속을 한 뒤 자택으로 들어갔다.

수치 여사의 석방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과 프랑스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내면서 모든 정치범의 석방을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영웅의 석방을 환영한다”면서 “미얀마 군사정권은 (수감 중인) 모든 정치범을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환영 성명을 통해 “수치 여사에 대한 어떠한 제한도 그녀의 기본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군정이 수치 여사의 이동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지난 1989년 첫 가택연금 조치를 당한 수치 여사는 1995년 풀려난 뒤 비폭력 민주화 운동을 이어갔고 수치 여사의 활동에 위협을 느낀 미얀마 군정은 2000년 그를 다시 가택 연금했다.

수치 여사는 2002년 가택연금이 해제됐으나 2003년 또다시 가택연금 조치를 당한뒤 매년 연금조치가 연장되는 등 최근 21년 동안 15년 동안을 구금상태에서 지내왔다.

수치 여사는 1945년 미얀마 독립의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로 태어나 인도와 영국, 미국 등에서 교육을 받은 뒤 1988년 모친이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귀국했으며, 군정이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하는 것을 목격하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수치 여사의 NLD는 1990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으나 군정은 정권 이양을 거부했다. 수치 여사와 NLD는 지난 7일 실시된 총선을 불공정 선거로 규정하고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는 군정의 후원을 받은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전체 의석의 75%가량을 차지하며 압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야당 주요 인사들의 출마를 원천봉쇄하는 등 불공정 선거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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