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前 우주 없었다? 또 다른 우주 있었다!

빅뱅 前 우주 없었다? 또 다른 우주 있었다!

입력 2010-11-30 00:00
수정 2010-11-30 00: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전 사건흔적 담긴 고리모양 발견… ‘급팽창론’ 뒤집어

‘우주 이전에 또 다른 우주가 있었다.’

이미지 확대
배경복사에서 찾아낸 빅뱅 이전의 흔적.
배경복사에서 찾아낸 빅뱅 이전의 흔적.
빅뱅(우주 대폭발) 이전에 벌어진 사건의 흔적이 담긴 증거를 현 우주에서 찾았다는 유명 과학자들의 주장이 나왔다. 지금의 우주가 탄생하기 전에 또 다른 우주가 있었다는 내용으로, 이는 ‘무(無)’에서 우주가 탄생했다는 기존 가설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로저 펜로즈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등이 이끄는 연구진은 ‘우주 배경복사’를 관찰, 분석해 배경복사 변화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은하단 주변에서 137억년 전 빅뱅이 발생하기 이전에 일어난 사건의 흔적을 담은 고리 모양을 발견했다고 오픈 액세스 웹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29일 발표했다. 배경복사는 우주 공간을 채우고 있는 전파로, 40만년 전 만들어져 ‘우주의 화석’이라고 불린다. 우주 탄생의 표준 모델인 빅뱅 이론은 대폭발 이전의 상태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펜로즈 교수는 이번 발견이 자신이 주장해온 ‘공형순환우주론’(Conformal Cyclic Cosmology·CCC이론)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CCC이론은 우주가 태초의 작은 점에서 시작했다고 보는 급팽창론과 달리 ‘이온’(aeon·빅뱅 이후의 현세) 이전에 또 다른 이온이 있었을 것으로 가정한다. 즉, 빅뱅 이전에 이미 또 다른 우주(이온)가 있었으며 이전 ‘우주’의 말기에 대폭발이 발생, 지금의 우주가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펜로즈 교수는 ‘이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연구는 은하 중심부에 있는 여러 블랙홀이 합쳐지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됐으며 CCC 이론에 따라 특정 물체가 긴 세월에 걸쳐 한 번 이상 똑같은 과정을 거쳤을 수 있고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에너지 충격파가 바깥으로 방출됐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시작했다.

이미지 확대
연구진은 분석을 통해 가설을 뒷받침하는 동심원을 보여주는 12건의 사례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일부는 동심원을 5개나 지니고 있다고 밝히고, 이는 과거의 ‘이온’, 즉 전세 때 특정 물체가 5차례 대사건을 겪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펜로즈 교수는 무질서하고 광대한 우주에서 질서정연한 고리가 발견된 것은 빅뱅 이전에 사건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일부 학자가 “(CCC이론은) 기존 표준을 뒤엎는 혁명적 이론으로 이번 연구에서 가설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찾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배경복사에 관한 정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0-11-30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