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벵가지 교외 대통령궁에 지하벙커

[리비아 내전] 벵가지 교외 대통령궁에 지하벙커

입력 2011-03-01 00:00
수정 2011-03-0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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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정화시스템 물펌프·목욕탕… 핵공격에도 끄떡없어

반정부세력과의 트리폴리 일전을 앞두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지금 어디 있을까. 알자지라방송은 27일(현지시간) 카다피가 트리폴리에 있는 지하벙커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벵가지 교외의 벙커시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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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 방송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궁전과 벙커를 27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상에는 실내 수영장(①) 등 각종 호화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벙커는 자체발전기와 공기정화시설 등을 갖추고(②) 핵공격까지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외부와 연결된 비상탈출구(③)도 있다. 알자지라 화면 캡쳐
알자지라 방송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궁전과 벙커를 27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상에는 실내 수영장(①) 등 각종 호화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벙커는 자체발전기와 공기정화시설 등을 갖추고(②) 핵공격까지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외부와 연결된 비상탈출구(③)도 있다.
알자지라 화면 캡쳐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름다운 정원과 넓은 실내수영장, 사우나 등 초호화 시설이 들어서 있는 벵가지의 카다피 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따로 있다. 30㎝는 돼 보이는 두꺼운 강화문을 통과해 지하로 연결되는 좁은 통로를 따라 내부로 들어가면 핵공격 속에서도 여러 달을 문제없이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된 벙커가 모습을 드러낸다. 두꺼운 철골 구조물로 이뤄진 벙커는 복잡한 미로 구조로 건설돼 있고 자체 공기정화시스템과 비상발전소, 화재경보기, 물 공급 펌프 등도 갖췄다. 목욕탕과 수세식 화장실까지 있어 지하에서도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몰래 바깥으로 빠져 나갈 수 있도록 외부로 연결된 비상탈출용 사다리도 있다. 이 시설은 카다피가 미국과 스위스 보안 회사들에 의뢰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는 이 벙커가 신변안전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는 카다피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꼬집었다. 벙커 시설 점검 일지를 확인한 결과 카다피는 올해 초 민주화 시위가 중동에서 일어나기 전에도 꼼꼼하게 시설 점검을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지막 점검 일자는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이 권좌에서 쫓겨난 1월 14일이었다.

이와 관련, 내부고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폭로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은 카다피가 심한 공포증을 지니고 있어서 건물 위층에 머무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고 전한 바 있다. 건물이 무너질까 두려워해 해외순방 동안에도 천막을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했을 때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땅을 비롯한 세곳에 천막을 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1-03-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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