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영사, 어린딸에겐 엄마가 필요합니다”

“H영사, 어린딸에겐 엄마가 필요합니다”

입력 2011-03-12 00:00
수정 2011-03-1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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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지키려한 ‘덩의 남편 J씨 편지’

“저는 가정을 지켜야겠습니다.”

덩신밍이 H 전 영사 등 여러 남자들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도 그의 남편 J씨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J씨는 덩과 만난 남자들을 설득하는 한편, 지인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며 관련 소송까지 준비했었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신문이 입수한 J씨가 사건 관계자와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나타나 있다.

●“아내 외도 그냥 덮으려 했다” 밝혀

J씨는 특히 H 전 영사가 덩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본국에 소환돼 법무부 감찰을 받던 지난 1월말쯤 집중적으로 편지를 썼다. J씨는 H 전 영사에게도 편지를 보냈다. 1월 24일 H 전 영사가 J씨에게 보낸 편지<서울신문 2011년 3월 10일자 5면>에 대한 답장으로 26일 쓴 편지에는 “둘의 관계를 그냥 모른 척 덮으려고 했다.”며 아내 덩의 외도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고백한다.

H 전 영사가 편지를 통해 “당신(J씨)은 계약결혼이라는 것밖에는 없다.”고 쓴 데 대해, J씨는 “저번 주까지도 딸하고 세 가족이 집에서 풍선으로 제기를 차며 재미있게 놀았다.”며 덩과 자신이 이룬 가정이 지극히 정상적인 형태였음을 강조한다. 또 H 전 영사가 “우리는 둘다 최근 일로 예민한 상황이다.”고 하자, “감히 내 앞에서 내 마누라한테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거냐.”며 둘 사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J씨는 H 전 영사의 상관으로 보이는 영사관 관계자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썼다. 1월 21일 보낸 것으로 돼 있는 이 편지에서 J씨는 “H 전 영사가 (덩과 나 사이를) 계약결혼이라고 한다.”며 “정말 기가 막힌다.”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H 전 영사가 본국으로 소환되고 법무부 조사를 받는 중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아내를 만나고 연락을 한다.”고 썼다. 이어 “관련 소식을 듣고 자신이 출장간 사이 아내가 집을 나갔고, 어린 딸은 집에 혼자 남아 ‘일하는 아줌마’가 돌보는 처지”라고 파탄난 가정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J씨는 이 관계자에게 “많은 것은 안 바란다. 다시는 (아내와) 못 만나게 해 주면 된다.”면서 “난 가정을 지켜야겠다.”는 각오 어린 말로 편지를 맺는다.

●H 前 영사 아버지에게도 편지

어린 딸을 생각해서라도 가정을 지키겠다는 J씨의 생각은 다른 편지 곳곳에서도 드러난다. J씨가 21일 새벽 H 전 영사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이미 만나 봐서 알겠지만 애도 엄마도 서로를 너무나도 필요로 한다. 왜 어른들 장난에 애들이 이렇게 피해를 보게 하는지 너무들 하다.”며 동정심에 호소했다.

J씨는 H 전 영사의 아버지에게도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에서 J씨는 “제가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단지 아드님이 제 마누라와 연락하지 못하게 하고 저의 가정을 지키게 해달라는 것 뿐”이라며 “이렇게 묵살하니 답답하고 섭섭하다.”고 썼다.

이 외에도 J씨는 사태를 정리하고 덩이 가정으로 돌아오도록 만들기 위해 관계 기관에 진정서를 넣었다. 또 H 전 영사 등 ‘아내의 남자’들을 정리하기 위해 법무부 감찰 등에도 적극 협조해 자료를 건네기도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1-03-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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