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프랑스 대사, BBC와 인터뷰서 밝혀정전 이행 놓고 리비아와 미국ㆍ반군 엇갈린 주장
리비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19일(이하 현지시각) 파리 정상회의 직후 수 시간 내로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제라르 아로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가 18일 밝혔다.AP, AFP,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로 대사는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일 파리 정상회의는 (군사) 작전에 대한 주요 참여국이 모두 모인 가운데 열리고 외교적 노력으로는 마지막 신호를 보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내 생각으로는 파리 회의 후 수 시간 내로 군사 개입을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영국, 프랑스가 정전에 대한 최후 통첩을 보낸 만큼 (군사 개입을 위한) 조건들은 갖춰졌다”고 덧붙였다.
파리 회동에는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초대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 아랍연맹(AL) 지도자 등이 참석해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리비아는 이날 낮 정전 발표 이후 반군을 공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리비아 정부군이 반군세력의 거점인 벵가지로 계속 진격하고 있다는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칼레드 카임 리비아 외무차관은 트리폴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정부군은 벵가지를 공격할 계획이 없고 정전을 준수하고 있다”며 “벵가지 외곽의 정부군은 시내로 들어갈 의도가 없으며 정전 발표 이후 어떤 폭격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임 외무차관은 또 “정전이 제대로 준수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터키, 몰타, 중국을 옵서버로 초청했다”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가능한 한 빨리 유엔 실사팀을 리비아에 파견해 반군의 반인도 범죄를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19일 “반군이 벵가지 남쪽 80㎞ 지점에 있는 알-마그룬에서 정부군을 공격해 정전을 깨뜨렸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미국 국가안보 관리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친위부대가 벵가지를 향해 계속 진격하고 있다”며 “리비아 정부가 정전을 발표했지만 친위부대의 이동은 다분히 (공격을 위한) 의도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 정부군의 이동에 대한 관측은 현지 공식 보고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다른 도시인 미스라타의 한 주민도 정부군이 정전을 위반해 이날 저녁때까지 포탄을 퍼부으면서 공격을 가해왔다고 말했으며, 반군 사령부는 이날 저녁 라디오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서방이 전투기를 빨리 동원해 벵가지 접근로를 보호해달라고 촉구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계속 정전을 무시한다면 ‘군사행동을 포함해 신속하고도 확실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외교관들과 군사 분석가들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리비아에 비행금지구역을 강제하는 과정에서 카다피의 낙후된 공군력을 압도할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카다피 지상군에 대한 공습을 시도하는 작전은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토 지도자들이 이날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한 가운데,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랍국가들은 유엔의 지지하에 진행 중인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에는 찬성하면서도 정작 군사행동에 직접 참여하는 데는 주저하고 있다.
미국 전직 관리들과 전문가들도 “미 국방부는 또다른 전쟁으로 비화될 리비아 군사작전에 회의적이기 때문에 단지 공습 위협을 가함으로써 카다피가 벵가지로 더 진격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군사 전문가인 찰스 헤이먼도 영국 정부가 국방 예산까지 대폭 줄인 마당에, 리비아 군사작전이 장기화될 경우 아프가니스탄에 10만 명을 배치한 영국군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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