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 카다피군에 밀려 후퇴

리비아 반군, 카다피군에 밀려 후퇴

입력 2011-03-30 00:00
수정 2011-03-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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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르테 앞까지 진격했다 빈자와드→라스라누프로 거듭 밀려나

다국적군의 공습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서쪽으로 진격했던 리비아 반정부군이 29일(현지시각) 조직과 화력을 강화한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 부대에 밀려 허둥지둥 후퇴하면서 다시 전세가 역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카다피 고향 시르테를 향해 서진했던 반군은 이날 동쪽 빈자와드와 라스라누프로 후퇴를 거듭하면서 이들이 다국적군의 공습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하루 전만 해도 반군은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를 점령하겠다는 희망에 부풀어 서쪽으로 진격, 시르테 80㎞ 앞까지 이르렀지만, 로켓포와 탱크를 앞세운 카다피군의 맹습에 밀려 동쪽 빈자와드로 후퇴했다.

카다피군은 시르테에서 동쪽으로 120㎞ 떨어진 소도시 나우팔리야를 탈환하고 동쪽을 향해 계속 진격했다.

훈련 안 된 자원자가 대다수인 반군은 대부분 허둥지둥 후퇴했지만, 반군에 가담한 군 특수부대 출신의 지원을 받은 일부 전사는 반자와드에서 물러나지 않고 로켓포로 카다피군에 맞섰다.

양측은 몇 시간 동안 빈자와드에서 포탄을 주고받으면서 격렬한 전투를 벌였으나 낮 12시께 반군은 다시 동쪽으로 후퇴, 40㎞ 떨어진 석유 도시 라스라누프로 밀려났다.

일부 카다피 친위부대가 라스라누프 외곽까지 진격하면서 이곳에서도 포격 소리가 도시를 뒤흔들고 연기가 건물에서 피어올랐다.

다시 수세에 몰린 반군 전사들은 다국적군의 지원을 호소했다.

반군 전사 모하메드 부질데인(27)은 “그들이 이렇게 계속 공격하면 우리는 다국적군의 공습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국적군의 공습 지원만 있으면 “우리는 내일 저녁 시르테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카다피군에 한 달 넘게 포위됐던 서부 도시 미스라타에서는 카다피군과 반군이 서로 자신들이 도시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국영TV는 이날 “무장 테러리스트들이 일소된” 미스라타에서 수천 명이 카다피를 지지하는 행진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국영TV가 미스라타를 반군으로부터 탈환했다고 보도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반면 반군 대변인은 카다피 부대가 동쪽에서 도시로 진입하려 하고 있다며 “여전히 전투가 진행되고 있으며, 무차별 폭격이 이어지고 있다. 음식과 약이 부족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화를 통해 전했다.

현지 주민들은 미스라타 외곽에서 카다피군이 거리와 항구에 포격을 퍼부었다고 전했으며, 한 의사는 포격으로 최소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다국적군의 공습도 이어졌다.

미국 해군은 전날 밤 미스라타 항구에서 상선에 무차별 사격을 가하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함정 등 다수의 선박을 폭격했다고 이날 밝혔다.

미 해군은 또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트리폴리 지역의 미사일 저장시설에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22발을 발사했다고 익명의 미국 관리가 전했다.

한편 반군 대표기구인 리비아 임시 국가위원회는 이날 런던에서 최소 1만2천명의 반정부 운동가들이 트리폴리에서 감옥과 군 기지로 끌려갔다고 밝혔다.

국가위원회 조정관 구마 엘-가마티는 끌려간 사람 대부분은 젊은 남성이지만,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람들을 납치하고 공포정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여성들도 사라졌다며 리비아 국민이 카다피 세력으로부터 대량학살 당할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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