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장관 과속벌점 부인에 떠넘겼다 실형 위기

英장관 과속벌점 부인에 떠넘겼다 실형 위기

입력 2011-05-16 00:00
수정 2011-05-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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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전조사 전격 착수..야당, 퇴진 압박

크리스 훈 영국 에너지ㆍ기후변화장관이 속도위반 벌점을 부인에 떠넘긴 혐의로 정치생명 중단은 물론 실형을 받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고 현지 일간 텔레그래프가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훈 장관이 과속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한 혐의로 에섹스 경찰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는데 벌점을 대신 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별거 중인 부인 비키 프라이스로 전해졌다.

프라이스는 지난 8일자 언론 인터뷰에서 훈 장관이 ‘누군가’에게 벌점을 대신 받도록 부탁해 면허정지를 모면했다고 폭로했지만 부탁을 받은 인물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에섹스 경찰은 카메라 단속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로 수사에 나서지 않았으나 훈 장관이 최근 당사자에게 거짓진술을 부탁했다는 통화녹음이 14일 제보됨에 따라 사전 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이 전화통화에서 훈 장관은 상대방에게 “당신이 진술하지만 않으면 아무런 증거도 없다”며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당신 뿐이다”고 말했다.

통화 상대방은 그러나 “내가 당신 대신 벌점을 받을 때에 내가 걱정한 게 바로 그거죠”라고 말하고, 훈 장관을 위해 거짓진술을 하지 않겠다고 대응했다.

신문은 훈 장관의 한 측근을 인용해 벌점을 대신 받은 ‘누군가’는 바로 프라이스라고 훈 장관 측근을 인용해 전했다.

이 측근은 “통화 상대자는 바로 프라이스이고 다른 당사자는 없다”며 “프라이스는 혐의를 제기하려 했지만 자신이 나서서 말한 마음의 준비는 안 돼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훈 장관은 소속 정당 자민당의 닉 클레그 당수에게 프라이스가 결혼파탄에 대한 복수심에서 폭로에 나섰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훈 장관은 지난해 언론담당 업무를 맡았던 카리나 트리밍엄과 불륜이 언론에 들통나자 26년간 내조를 이어 온 부인 프라이스와 결별했다.

프라이스는 남편의 벌점을 대신 받은 것이 본인인지, 훈 장관과 통화내용을 녹음했는지 질문을 받았으나 확인을 거부했다.

경찰은 훈 장관과 프라이스의 진술을 들은 후 본격적인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훈 장관은 불명예 사퇴는 물론이고 실형을 받을 수도 있다.

당장 야당인 노동당은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훈 장관이 내각에서 사임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실 소식통은 “혐의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하지만 이미 자민당 소속 데이비드 로스 재무장관이 경비처리 스캔들로 사임한 데 이어 훈 장관까지 위법행위로 옷을 벗게 되면 보수당-자민당 연정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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