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치료기적…면역 유전자가 치유 길 열었다”

“에이즈 치료기적…면역 유전자가 치유 길 열었다”

입력 2011-05-17 00:00
수정 2011-05-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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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유전자, 코카서스 인종 中 1%만 보유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결핍증)의 첫 치유 사례로 학계에 보고된 미국인 남성에게 일어난 ‘기적’은 면역 유전자 덕분이라고 CBS 방송 인터넷판이 16일 소개했다.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만 지역에 사는 티머시 레이 브라운(45)은 스물아홉 살이던 1995년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혈병까지 앓게 되자 브라운은 2007년 독일 베를린에서 골수 줄기세포를 이식받았다. 이식 당일부터 항(抗)레트로바이러스 약물 투여도 함께 중단했다.

수술한 지 4년이 흐른 지금, 그는 신체에서 HIV 바이러스가 모조리 사라지면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에이즈에서 ‘기능적으로 치유’된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CBS는 전했다.

브라운이 치유된 것은 줄기세포 기증자가 HIV 면역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유전자는 코카서스(백인) 인종의 1%만 보유한 희귀 유전자로, 17세기 중반 영국을 휩쓴 대역병(大疫病)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면역성이 후손을 통해 전해진 것으로 일부 학자들은 추정한다.

세계 최초로 HIV를 발견했으며 에이즈 연구 권위자인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의 제이 레비는 “브라운의 사례는 에이즈 치유 연구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에이즈 전문가는 “’베를린 환자’의 이야기는 굉장하지만 모든 환자에 일반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줄기세포 이식 수술 자체가 위험한데다 딱 맞는 공여자를 찾기도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학계에서 ‘베를린 환자’로 불리며 주목받는 브라운은 “에이즈에서 나았다. 내 몸에 있던 HIV는 이제 하나도 없다”고 단언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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